경부선 4

20140503_대구에서의 둘째 날

전날 열심히 씹다가 턱 관절에 사알짝 무리가 온데다 뱃속에서 반응을 일으킨 쐬주로 인해 열심히 주무시고 이튿날 10시쯤 부시시 일어나 계획대로 자전거 여행 출발~ 언제나처럼 지하철 1호선 동촌역에서 자전거를 빌려 금호강 하류 방면으로 강물처럼 흘러갔다.아뿔사! 여러 자전거 중 내가 좋아하는 실버 색상이 있어 이걸 골랐더니 허벌나게 빡세다.게다가 세찬 서풍 덕에 바람을 안고 타야 하는 극악의 조건이었으나 난 굴하지 않으니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함 해보자! 싶었던 의욕은 과욕이었다.이 날은 내 저질 체력에 확신을 심어준 날이었으니까.우선 출발은 동촌 구름다리에서 솟아나는 신록의 응원을 받아 힘차게 내딛었다.지금 봐도 여름의 풍성한 신록보단 갖 부화한 신록의 의욕 넘치는 태생이 더해진 기대감과 새로움으로 ..

20140501_부산으로

이번 여정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와 그간 찍어 놓은 사진을 보니... 별로 없다. 첫 날인 5월 1일은 부산에 가자 마자 쐬주 한 사발에 맥주.다음 날, 5월 2일은 대구로 가서 막창에 쐬주.그 다음날인 5월 3일은 금호강변 자전거 타다가 다리에 계속 지진이 나서 끙끙대다가...4일은 물론 집으로 돌아와야 되니까.허탈하다.그래도 여행이니 정리는 해놔야겠지비~ 부산행 KTX를 타고 용산을 지날 무렵.서울역에서 부터 시작된 연휴의 실감이란 말로 어떤 표현을 써도 제대로 표현되지 않을 만큼 가볍고 상쾌하고 화사하다.5월1일부터 6일간의 연휴니 아마도 이 사진 또한 가장 기억에 남을 듯 하다. 달리는 기차를 타고 한강을 지날 무렵에 한강이 제대로 보이지 않아 하는 수 없이 한강대교 밑을 바라 보고 찍었다.구도니 ..

가을 금호강 자전거길을 따라

혼자서 훌쩍 떠나는, 아니 떠나버린 여행. 이지만 별 거 있나? 걍 가을 냄새 맡으려고 KTX표를 어렵게 구해서 금호강으로 갔다.자전거 여행이나 해 볼까 했는데 이번엔 40km정도 타곤 육체적인 한계점에 다다라 당초 목표에 2/3 정도만 타고 뻗어 버렸다.학창시절에 궁뎅이가 몽뎅이 찜질 당한 것처럼 무진장 아픈데 처음엔 자전거 빌린 것만도 감지덕지다 했건만 간사함이 여지 없이 드러나 공짜가 다그렇지,뭐. 그랬던 내 자신이 쑥스럽구먼, 시방.말이 길어 지면 안되니 고고씽~ 금호강 가천역 부근 자전거 길에 이런 멋진 코스모스 군락지가 있었다.그 날(10월19일) 바람이 많음에도 싸늘하지 않으면서 흐린, 그러면서도 대기가 맑아 시야가 탁 트인 청량감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는 날이었다.자전거 길의 좌측은 한 눈..

시속 255km로 질주 중.

아주 오랫만에 가는 곳. 부산행 KTX에 몸을 싣고 가던 중 모니터를 보니 255를 넘었다. 터널로 빨려 들어갈 때면 귀는 멍해 지고 하늘에 잔뜩 매달려 있는 구름떼는 느리게 뒤로 흘러 간다. 가급적이면 순방향 좌석에 앉아 가지만 아주 가끔 표를 구할 수 없을 땐 역방향 좌석에 하는 수 없이 앉게 되는데바깥 풍경을 구경 할 땐 역방향이 좋더라. 사방이 트인 벌판에서 방음판이 없는 철길 위를 지날때면 마치 저공비행 중인 여객기 같단 생각이 든다. 비교적 높은 고가에 설계된 철길 위를 날렵하게 지나가기 때문인가 보다. 잠시 후, 부산에 도착하게 되고 그러면 한 가지 큰 걱정거리... 넘 더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