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20140502_대구에서의 첫날

사려울 2014. 5. 7. 19:23


부산에서 부랴부랴 대구로 넘어와서 무겁게 준비한 살림살이들을 숙소에 던져 놓곤 간소한 차림으로 거리를 나갔다.

약속 시간이 남아 범어역에서 서성이며 카메라를 작동시켜 봤다.

작년 여름에 왔다가 여기 사진을 찍었더랬는데 이번에는 부담스런 햇살을 등지고 다른 각도로~

보고만 있어도 스원허구먼.

참고로 작년에 범어역 왔었던 포스트 링크 -> 2013년 8월 17일



지하철 범어역은 상점들로 옹기종기 모여 있는 다른 지하상가들과는 달리 문화 공간에 가깝도록 단장해 놓았다.

이미 작년 돐잔치로 한 번 방문했던 기억이 있어 새삼 신비로울 것까지야 없지만 막상 여기 와서 보니 북적대지 않고 상품이 넘쳐 나지 않으니 여유가 공간공간 침투한 느낌이다.

특히나 많은 공간들이 어린이들 취향에 맞춰져 있어서 놀이터에 온 아이 마냥 신나기도 하더라.

다만 무대를 등지고 있는 의자들은 뭐지?

애들은 무대에 내팽개치고 어른들은 좀 쉬라는 건가?



여러 예술가들의 상점들과 그 앞엔 그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그래서 일까? 벽을 마감한 타일들도 좀 특이해 보이긴 한다.

지나는 사람들도 별로 없어서 인지 갤러리에 온 착각도 들고...



이걸 보고 있노라면 잠시 분노도 치밀고...



조금 다른 각도로 작품도 담아 보고



지하상가 끝엔 이렇게 동화책에나 나올 법한 집 모형이 보인다.




시종일관 이런 멋진 작품들이 밋밋한 벽에 생기를 불어 넣는다.

물론 난 예술에 문외한이라 평할 순 없지만 고심의 노력은 아름다운 벱이니...



잠깐 바람 쐴 겸 밖으로 나와서 위를 쳐다 보니 이렇게 높직한 주상복합 아파트 제니스가 보인다.

작년 돐잔치를 여기에서 했었는데 그 땐 그저 일반적인 아파트려니 했건만 지금 보니 꽤나 롱다리다.

추억이 새록새록 돋아나 지하를 돌아다니다 보니 방향 감각을 잃은데다 전형적인 봄날의 풍경도 궁금했기에 밖으로 나와 뺨으로 흐르는 풍성한 봄바람의 살랑임과 폐부 속까지 온화하게 달래주는 햇살을 만나 향그러운 휴일을 체감했다.



이제 슬슬 약속 시간이 다가 오기에 다시 지하철로 발걸음을 돌리며 맞이하는 지하상가스럽지 못한 풍경을 감상해 볼까나~

비행기 모양을 보자니 정말 지하 트랙을 따라 이륙할 것만 같아 얼릉 앞에서 뜨기 전에 한 컷을 담았는데 이륙 시간이 넉넉했다면 안에 한 번 둘러 볼 기회를 마련했을 터이다.



네덜란드 풍차 모형인데 작년에 본 기억이 없어 아마도 근래 들어섰나 보다.

게다가 그나마 가장 깔쌈한 외형을 간직하고 있으니 더더욱 새삥이었을 것이여.



아이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제 각기 여러 포즈를 취하고 있어서 도촬했는데 주인공들은 알랑가 몰라.

급한 마음에 손에 들고 있던 아이뽕으로 촬칵!

아이는 4명인데 엄마 품에 안긴 아이는 언니 오빠 모습을 보곤 월매나 부러웠을까잉



대구 지하철 노선도.

현재 1호선과 2호선이 있고 조만간 3호선 개통 예정이란다.



여긴 지하철 2호선 범어역으로 내려가는 게이트(?)인데 규모에 비해 이용객들은 아주 적더라.

아마도 주변이 대규모 오피스 지역이라 평일엔 북적되고 휴일엔 한적할 것 같다는 나의 짧은 소견.



오늘의 마지막 사진으로 친구들과 정신 없이 놀다 보니 2차로 드신 야채족발을 다 먹다 지친 후에 아차 싶어 찍은 사진으로 족발과 야채 샐러드라?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다는 호기심으로 시켰건만 역시나 별로 였다.

커피 한 사발 때리면서 친구들 만나 수다 떨고 막창에 쐬주 한 사발하러 갔던 그 더럽게 질긴 막창 집에서 생고무 같은 므흣한 것들 씹어 재끼느라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부은 덕에 그 날 난 숙소로 돌아오자 마자 곯아 떨어졌다.

이렇게 연휴의 둘째 날은 달콤한 낮잠처럼 흘러 가 버리고...

반응형

'일상에 대한 넋두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40506_석탄일 만의사  (0) 2014.05.10
20140503_대구에서의 둘째 날  (0) 2014.05.07
20140501_부산 가던 길에  (0) 2014.05.06
20140501_부산으로  (0) 2014.05.05
20140501_부산행 KTX  (0) 2014.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