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힘찬 여울 소리에서 휴식_20200311

사려울 2021. 8. 16. 04:03

사회적 접촉은 피하되 봄에만 누릴 수 있는 봄나물을 만나러 오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던 날, 전날 내린 비로 토양은 한층 싱그럽다.

전날 밤에 도착하여 불빛이 전혀 없는 암흑에 앉아 경쾌한 빗소리를 들으며 깊은 잠에 빠져 들었고, 그래서 느지막이 일어나 끊이지 않고 들리는 물소리에 이끌려 잠시 여울가에 서서 힘찬 여울소리에 빠져든다.

때마침 약속한 것도 아닌데 큰 매형이 새벽에 들렀고, 산을 좋아하시는 분이라 일찍 청량산에 들렀다 다시 오기를 기다렸다 함께 점심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일찍 자리를 털고 출발한다.

비가 많이 내렸다고 해서, 부쩍 가물어서 수량의 편차가 들쑥날쑥한 여울이 아니라 4계절 내내 거의 일정한 편인데 심리적인 건지 비로 인해 흐르는 물살이 세차게 들린다.

계절은 완연한 봄인데 코로나19로 말미암아 짙은 겨울 마냥 분위기는 온통 얼어붙었지만 발길이 잠시 잦아든 곳엔 허공에 파문을 일렁이는 경쾌한 물소리가 동심원을 그렸다

강렬한 봄볕이 기습적으로 쏟아지는 사이 미처 피하지 못한 이슬이 땅에 넙쭉 달라붙어 재롱이지만 이내 잘게 부서질 만큼 봄볕의 기세가 만만찮다.

집으로 오는 길 인척에 있는 다덕약수탕에 들러 푸짐한 능이백숙으로 점심 식사를 해결하기로 한다.

그래도 유명 약수터에 온 만큼 그냥 지나칠 수 있나.

오롯이 약수가 좋기로 유명한 곳이라 생수병에 한아름 담았다.

어차피 욕심부려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탄산이 증발하고, 철분이 우러나와 오래 마실 수 없기 때문에 PET병 2리터 하나와 작은 병 하나만 채웠다.

언제나 물줄기는 힘차 마치 얼어붙은 겨울을 뚫고 솟아나는 봄처럼 경쾌하고, 물이 닿는 곳은 온통 붉게 물들어 봄처럼 강렬하다.

든든한 점심 식사를 한 뒤 이내 작별을 하고 각자 집으로 향한다.

정해진 경로인 중앙고속도로에 차를 올리면 단양 지날 무렵 특이한 광경을 볼 수 있다.

마치 아지랑이가 이글거리는 것 같기도 하고, 숲이 떠 있는 것 같기도 한 이 장면은 이 자리를 지날 때마다 시선을 잡아끈다.

물론 신기루나 착시는 아닌 숲 자체가 그렇긴 한데 전방을 집중해서 운전하다 보면 어렴풋한 착시가 생길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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