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후배님 둘째 아이 돌잔치(한글 맞춤법 수정으로 돌잔치가 표준어)에 초대 받아 주말 대구행 열차를 타고 내려갔다.
첫째 아이 돌잔치도 초대(대구 범어동의 과거와 현재) 받았던 만큼 그 초대가 내겐 고맙고 소중한 시간이자 대구를 둘러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니까 고민할 필요도 없이 얼씨구 좋구나 하며 빛의 속도로 짐을 챙겼는데 아뿔싸! 카메라를 홀라당 빼먹었다지 ㅠ
덕분에 눈팅으로만 휘리릭 둘러 보곤 아쉬운 여행을 접어야 했다.
먼저 찾아간 곳은 앞뒤 생각 않고 챙긴 가방이 짐 보따리라 잡아 놓은 숙소에 들러 체크인하고 짐을 내려 놓곤 간소하게 변신, 이왕이면 3호선 타고 시내 구경 할 겸 해서 역사가 가까우면서 깨끗한 숙소가 있는 황금동에 모텔? 호텔? 어딘가 예약한 거 같다.
아! 지금 찾아 보니까 예약할 수 있는 만만한 호텔이 예약 불가 상태라 호텔급 모텔을 잡았었구먼.
돌잔치까지 남은 시간을 최대한 활용할 요량으로 잽싸게 대구 중심가로 이동해서 커피 한 잔을 시켜 놓고-노래 가사?- 잠시 기다리는 동안 골목을 보니 대학 시절을 회상케하는 전통찻집 간판이 보인다.
당시 커피는 맛 없지만 함께 시간 때우기 알맞은 음료라는 인식에서 탈피하고자 거금을 들여 애용한 곳이 바로 요 전통 찻집들인데 아직 간판이 당시 분위기와 필체로 남아 있을 줄이야.
많은 사라진 것들을 찍을 수 있었건만 그 날 사진에 굉장히 소극적이라 찍어 놓은 사진은 한 장 뿐인 돌사진을 제외하더라도 꼴랑 3장.
커피빈 커피를 주문하고 20여 분 후의 사진은 바로 3호선 명덕역 장면이네???
그럼 난 도심을 거의 돌아다니지 않고 커피 한 잔만 홀라당 비운 후 바로 1호선을 타고 이동해서 3호선으로 환승했다는 건데 왜 그랬을까 기억이 전혀...꿀럭 --;
예상컨데 다시 숙소로 돌아와 간단하 캐쥬얼 복장으로 변신하고 축의금 가지고 나온 듯.
돌잔치가 끝나고 1층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 잔을 손에 들고 이렇게 지하상가를 따라 숙소 가는 길인가 보다.
사진만 덩그러니 있고 기억은 증발해 버린 걸 알면서도 정리하지 않고 열심히 땡땡이 치는 게 바로 내 매력이여 ㅋ
기억이 확실한 것 하나, 바로 지하상가에서 지상으로 나온 순간 마지막 봄 내음 물씬한 스원상쾌 바람이 세찼다는 것.
만만하게 가질 수 없는 기회다 보니 아마 당시 느낌을 잘 기억하고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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