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태어난 곳이 이 건물로 이용소 뒷편의 자그마한 방이었단다.
장소는 알고 있었지만 얼마 전 내가 태어난 곳이란 걸 처음 알게 되었고 방문 했을 당시 원형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아주 어릴 적, 뛰어 놀던 이 동네 풍경은 여전히 자잘한 파편으로 나마 기억 창고에 있건만 굳게 닫힌 문과 빛 바랜 간판은 모든 걸 체념하고 시간에 묻혀지길 기다리고 있었다.
짧은 꽃무늬 반바지를 입고 동네 아이들과 거리를 활보하던 중 자전거에 치여 오마니의, 큰누나의 등에 업혀 끙끙 앓던 소리를 간헐적으로 뱉어 내던 모습은 지독히도 생생히 남아 있다.
이 동네는 어느덧 시간의 탈을 갈아엎고 이 도시에서 최고의 부촌으로 거듭났건만 여전한 시간의 흔적은 지우지 못했다.
그 덕분에 내가 태어난 곳에 대한 기억이 생생한지도 모르겠다.
8월 둘째 주중에 여행을 떠나게 되면 그곳, 그 풍경을 찾아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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