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주말이면 장거리 여행에 비가 내리거나 해서 자전거를 거의 타질 못했고 어제도 꽤 오랫 동안 비가 추적추적 내려 오늘 글렀구나 싶었다.
오후에 베란다 너머 도로가 자전거 타기에 무리 없는 것 같아 앗싸 가오리를 외치며 일단 가출.
가던 길에 보이는 만추다운 풍경으로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아님에도 계절의 약속은 한 치의 실수도 없이 이렇듯 자욱한 낙엽을 바닥에 떨구어 놓았다.
온 몸을 던지면 폭신할 거 같은데 막상 뛰어 들면 눈에 회오리 일겠지만서리...
활동하기도 무난한 날씨라 굳이 두꺼운 옷을 껴입지 않아도 잠시 싸돌아 다니면 적당한 땀이 날 만큼 비가 내린 11월 치곤 포근하다.
이른 시간이 아니지만 의외로 날이 좋아 밟은 김에 좀 더 과감하게 오산까지 가기로 했다.
오산천 고수부지를 따라 자전거길로 갈 수 있는 끝이 맑음터공원이며 사진에 어렴풋이 보이는 구조물은 맑음터공원 전망타워로 집에서 망원렌즈를 들이 밀어 포착된 요상한 탑 같은게 바로 이 친구였구먼.(20140511_휴일은 이렇게)
아주 큰 맘 먹고 장만한 내 애마는 처음 저질 체력으로 적응하기에 쉽지 않았고 특히나 첫 라이딩 때 앞전 타던 녀석보다 브레이크 성능이 월등한 덕분에 아주 과감한 슬라이딩을 하면서 왼쪽 팔뚝과 다리에 선명한 징표를 남겼었다.
지금은 어느 정도 적응해서 앞으로 잘 나가더라는...
아이팥터치 만지면서 오작동으로 이 사진이 찍혔구먼.
오산맑음터공원 부근에 잠시 자전거 타기를 멈추고 건너편의 만추가 만들어 놓은 풍경을 바라 봤다.
아름답기 보단 만추의 전형적인 고독이 잘 표현되었던 거 같은데 근래 비가 좀 내렸음에도 강물 색이 왜 저따구지?
저녁 시간에 가족들과의 식사를 포식하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자욱한 낙엽이 밟고 싶어졌다.
바라 보기에 따라 쓰레기가 되기도 하고 가을을 느끼는 소품이 되기도 하는, 호불호가 갈리는 것 중 하나가 낙엽인데 난 이 낙엽 밟는 소리나 느낌도 좋고 어릴적 학교에서 낙엽 주워서 큰 비닐 봉투에 담아 갔던 추억이 아련해서 흐뭇하다.
낙엽아, 내 추억 살려 줘서 땡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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