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일상_20241015

사려울 2024. 11. 11. 00:57

가을은 여러 존재들이 감동을 표현하는 계절이다.

전날 퇴근 무렵 하늘엔 손 뻗으면 닿을 듯한 하늘이 서쪽에서 연이은 영상을 펼치며, 그 무엇도 흉내 낼 수 없는 결을 만들어 장관을 연출했다.

물론 비소식과 함께.

이튿날 어김없이 비는 내렸고, 지나칠 법한 빗방울이 심약한 빛을 굴절시켜 영롱한 보석을 만들었다.

빗방울도, 가을을 관통한 파란 이파리도 하나씩 뜯어보면 별달리 특별할 게 없건만 계절의 후원으로 두 존재가 만나 뜻하지 않게 감동을 연출했다.

그러고 보면 감동을 표현하는 방법도 제각기 다르지만, 감동으로 귀결되었다.

들판과 공원에 핀 꽃에 빗방울이 알알이 박혀 걸음은 번번이 끊어지기 일쑤.

무심히 스쳐 지나가던 것들이 가을 속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꿈을 표현했고, 빗방울이 내려 그 꿈에 반짝이는 희망을 달았다.

점심시간에 잠시 주변을 둘러보며 숨어있던 감동을 맞이하던 날이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