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여러 존재들이 감동을 표현하는 계절이다.
전날 퇴근 무렵 하늘엔 손 뻗으면 닿을 듯한 하늘이 서쪽에서 연이은 영상을 펼치며, 그 무엇도 흉내 낼 수 없는 결을 만들어 장관을 연출했다.
물론 비소식과 함께.
이튿날 어김없이 비는 내렸고, 지나칠 법한 빗방울이 심약한 빛을 굴절시켜 영롱한 보석을 만들었다.
빗방울도, 가을을 관통한 파란 이파리도 하나씩 뜯어보면 별달리 특별할 게 없건만 계절의 후원으로 두 존재가 만나 뜻하지 않게 감동을 연출했다.
그러고 보면 감동을 표현하는 방법도 제각기 다르지만, 감동으로 귀결되었다.
들판과 공원에 핀 꽃에 빗방울이 알알이 박혀 걸음은 번번이 끊어지기 일쑤.
무심히 스쳐 지나가던 것들이 가을 속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꿈을 표현했고, 빗방울이 내려 그 꿈에 반짝이는 희망을 달았다.
점심시간에 잠시 주변을 둘러보며 숨어있던 감동을 맞이하던 날이었다.
반응형
'일상에 대한 넋두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냥이_20241018 (0) | 2024.11.11 |
---|---|
일상_20241018 (0) | 2024.11.11 |
정선 파크로쉬 케이블카_20241013 (8) | 2024.11.07 |
정선 가기 전의 길목, 제천_20241012 (6) | 2024.10.29 |
진천 광혜원의 가을, 우체국 앞에서_20241011 (13) | 2024.10.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