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일상_20200315

사려울 2021. 8. 17. 02:06

일 년 중 대기가 청명한 날이 그리 많지 않은 현재를 비교해 보면 맑은 봄의 대기가 그토록 소중했음을 뒤늦게 깨닫게 되고, 어김없이 계절의 화사함에 이끌려 주변을 둘러보지 않으면 언제 다시 맞이 할지 기약 없는 귀한 손님 같다.
더불어 겨울색 짙은 황량한 대지에 이따금씩 뚫고 나오는 봄의 전령사가 눈부신 시기다.

산수유가 겨우내 참아왔던 꽃망울을 터트려 절정의 미모를 과시하는 시기다.

반석산 둘레길로 향하며 공원 한켠에 다수의 산수유가 미세한 봄의 훈풍에 손짓을 한다.

가장 반가운 봄의 전령사 중 하나가 진달래 되시겠다.

반석산에는 이런 진달래가 군락지 정도는 아니지만 곳곳에 피어 있어 겨울색이 짙은 산에서 그 눈부심이 증폭된다.

반석산에 생강꽃이 있다니...

전망데크로 가는 둘레길 여기저기에 진달래는 심심찮게 눈에 뜨인다.

전망데크에 다다라 초입에 작은 진달래 한 송이가 탁 트인 공간을 바라보고 있다.

얼마 만에 만나는 깨끗한 대기일까?

코로나19가 연일 뉴스 일면을 장식한 이후 거리엔 눈에 띄게 인적이 줄어 이렇게 거리두기를 함으로써 마음의 크나큰 위안을 삼는다.

전망데크에서 노작호수공원 방향으로 내려오다 보면 여전히 텅 빈 벤치가 자리를 묵묵히 지키고 있다.

벌써 하루 해가 지려한다.

석양이 진달래 꽃잎에 투영되면 그 빛결은 가뭄 속의 단비처럼 아름답기도 하지만 반가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석양이 뉘엿뉘엿 넘어가는 도중에 가을을 수놓던 핑크뮬리가 다음 가을이 올 때까지를 기약하며 작별을 고한다.

어느 순간 망울을 크게 터트리는 백합은 여차하면 봄의 기운을 발산하겠지?

복합문화센터 뒷 녘에 싱그러운 매화가 한가득하다.

날이 따스해지면 복합문화센터 뜰에 냥이들이 모인다.

굶주린 눈빛 같아 빈손으로 와서 괜스레 미안하다.

가끔 만나던 녀석들을 무심코 지나쳤는데 집에 냥이를 가족으로 맞이한 이후부터 점차 냥이에 대한 시선이 바뀌며 어느 순간부터 녀석들을 무심코 지나치기보다 잠시 머무르더라도 녀석들을 좀 더 유심히 지켜보기 시작했다.

길에서의 삶이 얼마나 고달팠을까?

겨울이 지나 녀석들 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도 큰 장애물을 넘겨 가슴 쓸어내리며 움츠렸던 몸을 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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