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에 대한 사색

풍성하고 너른 정원 카페, 우즈 베이커리 포레스트_20220709

사려울 2023. 10. 22. 21:59

작은 자연을 조성해 놓은 카페에서 야외 의자에 기댄다.
바람에 섞인 풀내음으로 습한 여름을 잠시 잊는 동안 허리 숙여 보이는 것들이 그제서야 눈에 들어왔다.
카페에서 커피향을 잊어버리는 건 양날의 검이다.-그만큼 가격에 비해 커피 맛이 뵑!-

야외에 자리 잡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 반려견은 실내 출입 불가라 어쩔 수 없었던 '이유'가 '덕분'이 되었고, 때마침 야외 너른 공간 중 괜춘한 자리를 선점해서 커피 한 잔 곁들이며 큰누나네와 헤어지기 전, 나른한 오후 시간을 보냈다.

요 녀석은 초코 푸들인데 어찌나 까칠하고 멍충한지, 얼마 전에 봤는데도 또 사납게 짖어 대고, 가족들과 가까운 사람이란 개념이 없는지 틈만 나면 짖어댔다.

나도 댕이를 오래 키워 봤지만 금세 가족이나 가족과 친한 지인을 빨리 습득한 살가운 암컷이었는데 큰누나네가 키웠던 댕이들은 하나 같이 사납고 짖어야 될 대상을 헤매는 멍충이였다.

앞서 진돗개-분명 진돗개 아닌데 주인들은 그렇게 고집 피웠다-는 역대급 개망나니에 멍충이였고, 요 녀석은 그나마 망나니 기질 없는 멍충이였는데 난 그런 걸 인지하지 못하는 댕이는 귀여워하지 않았다.

하트 모양의 수국(?)이 꽤 인상적이었다.

요것들이 워따 함부로 들이대!

자리를 잡고 앉아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틈에 잠시 주변을 둘러보자 여러 꽃들로 꾸며진 정원이 매력적이었다.

마치 작은 수목원이나 테마파크에 방문한 기분이 들만큼 입체적이었고, 여러 다양한 테마와 그 사이 길이 이어져 있었다.

카페에서 한 동안 수다를 끝내고 가야 될 길이 멀어 자리를 뜨기 전, 대낮이라 등불은 작은 조각처럼 멍하니 졸고 있었다.

이게 마지막 청도-대구 여정이었다.

이제 가야될 길이 멀고, 너무 더워서 빨리 뜨고 싶기도 했다.

다음엔 커피가 고플 때 절대 여기 오지 말고 다른 커피 맛집으로 가야 스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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