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늦은 감이 없잖아 있지만 지금이라도 서문탁이란 가수를 논해야 될 것이여.
나는 가수다 시즌2에서 가왕전 막차를 탄, 초기에 가창력에 비해 평가절하될 만큼 그리 알려지지도 않았고 주류에서 벗어난 락을 하면서 이쁘고 감미로운 무대보단 때론 거칠고 때론 우수에 차면서도 나름 관객을 그리 의식하지 않은 선곡에 이 가수를 새로이 보게 되었다.
첫 곡인 레드 제플린의 '블랙 독'에서 부터 이문세의 '그게 나였어'를 멋지게 부르더니 그 정점은 '아리랑'과 '하루 해가 질 때 아쉬울 것 내겐 없어라'로 찍어 버렸다.
국악과 락을 멋지게 버무린 편곡에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허밍과 에드립까지 수 천 번 연습한 듯 아찔함을 넘어 묘하리 만큼 통쾌함마저 느끼게 한다.
국악 아리랑이 쌓인 한을 속으로 꾹꾹 눌러 참고 견디고 인내한다면 서문탁의 아리랑은 어느 정도 인내가 허용되는 범위까진 참다가 일시에 복수극을 펼치는 한 편의 권선징악과도 같은 액션 영화를 보는 동안 스릴을 만끽하게 해 주는 이 가수의 표현력이란 혀를 내두르게 할 정도.
몇 번을 들어도 곱씹었던 설움을 폭발하게 할 만큼 통쾌하다.
그래서 곡의 말미에 덩실덩실 춤을 추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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