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부산에서 상행열차를 타고_20200428

사려울 2021. 11. 23. 03:41

부산 형님 초대로 부산 다녀오는 길에 그 많던 기회를 홀라당 날려 버리고, 고작 부산역에서 뒤늦게 몇 장 찍은 사진만 건졌다.

백팩에서 빛을 바라며 기분이 들떠 있었던 카메라가 얼마나 실망했을까?

전날 도착해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22시 이후부터 모든 식당과 술집이 문을 닫아 편의점 도시락으로 저녁을 때우고, 맥주 몇 캔을 사서 숙소에서 술자리를 벌렸는데 왠지 기분이 묘했다.

다음날 그 형님과 점심 식사를 하고 투썸플레이스에서 커피를 마신 뒤 바로 헤어져 부산역으로 곧장 와버린 것도 거의 찰나 같았다.

플랫폼으로 내려가기 전, 부산역 부근을 둘러봤다.

SRT를 타기 전, 발걸음은 천근만근이다.

하루 시간이 이렇게 허무하게 지나갈 줄이야.

좌석에 앉아 주위를 둘러보다 멍하니, 그저 떠나며 빠르게 후퇴하는 정취에 하루 여정을 정리했다.

줄곧 꿈속에 빠져 있다 잠시 눈을 떴을 때 대구에 진입하는 중이었고, 콜라와 산책을 즐기던 금호강변길이 눈에 들어왔다.

열차도 지나면 시선이 흩어지듯 시간도 지나고 나면 흩어져 부질없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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