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명산은 고도상 아무래도 벚꽃이 조금 늦게 피는 걸 감안한다면 평지에선 이미 벚꽃이 질 시기라 기대하지 않았지만 행여나 하는 마음에, 그리고 집으로 가는 길목이라 충주댐 벚꽃 명소를 찾았고 생각보다 남아 있는 벚꽃이 많았다.
이 명소를 찾는 관광객들은 충주가 벚꽃이 질 무렵이라 발길이 어느 정도 뜸해졌는데 도리어 많이 사람들로 북적대는 것보다 꽃잎이 조금 지더라도 한적한 게 쉬엄쉬엄 둘러 보기 편했다.
댐으로 진입하는 초입에 차량을 세워 두고 조금 걸어서 길 끝까지 도착했고, 강변을 따라 일렬로 늘어선 벚꽃이 아직도 화사한 기품을 유지하고 있었다.
계명산과 달리 벚꽃잎이 역시나 많이 떨어졌고, 여전히 진행형으로 한 차례 바람이 불면 눈발이 날리는 것처럼 벚꽃잎이 우수수 떨어졌다.
꽃잎이 많긴 많은게 바닥 자욱히 떨어져도 남아 있는 꽃잎이 얼핏 더 많아 보였다.
벚꽃 터널은 강변 인접한 나무보다 길 건너 언덕 어귀 나무들이 아주 오래된 벚나무라 가지가 길게 뻗어 너른 도로를 훌쩍 넘어설 정도다.
나무가 자라 멋진 터널을 만들었고, 그 터널엔 화사한 벚꽃으로 도배 되어 있어 기분은 자연스레 순화되고 밝아졌다.
게다가 이따금씩 부는 바람결이 터널을 살랑이며 흔들고 거기에 맞춰 꽃잎들이 눈처럼 뽀얗게 내리는데 걷던 피로감은 어느새 잊어 버린채 차량까지 다다라 2년 전 추억을 따라 다시 한 번 더 깊이 있는 우안공원 휴게소로 향했다.
우안공원 휴게소를 지나면 이내 도로가 공터가 나오고 여기에 연결된 산으로 향한 도로는 철문이 굳건히 닫혀 있지만 거기를 넘을 필요 없이 여기 일대가 훌쩍 자란 벚나무들이 정갈히 자라고 있다.
충주댐과 달리 일광이 더 좋아서 그런지 여긴 대부분의 꽃잎이 떨어지고 벌써 파란 싹이 그 자리를 채워 나가기 시작했다.
자욱히 떨어지는 4월의 눈을 고프로가 책임 지도록 방치한 채 주변을 서성이는데 대부분 떨어졌다고 여긴 꽃잎들이 한 차례 지나는 바람에 따라 무수히 떨어진다.
메뉴얼 포커싱해서 사진을 찍었는데 도리어 떨어지는 꽃잎이 부각되지 않아 나무 가까이 포커싱을 하고 찍었더니 그나마 내리는 눈처럼 보인다.
한껏 기지개를 켜고 세상을 변화시킨 봄이 이제는 서서히 따가운 햇살에 이기지 못해 낮엔 제법 더워 졌는데 그에 따라 싱그러운 봄을 따라 세상에 태어났던 꽃들은 대부분 지고 신록의 계절이 곧 도래할 암시를 귀띔해 준다.
지날 때 아쉬움과 다가오는 신록의 설렘.
아득했던 봄이 떠날 채비를 시작하듯 집으로 돌아가 그 봄의 향취를 기억에 차곡히 쌓아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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