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편 개봉 박두~ 두두두두두두둥~
굳이 두 편으로 나눈 이유는?
하나, 뭔가 있어 보일려고~
두나, 귀찮아서 도중에 끊었다 가만 생각해 보니 해도 너무한다 싶어서~
세나, 할 일도 없고 해서 다시 한 번 더 올라 갔기 때문에~
정답은 물론 세번째!
처음에 올라 갔다 내려와 보니 막상 싱겁다는 표현처럼 감질맛이 났다.
그래서 노작공원이라는, 상시엔 근린공원으로 사용하다 홍수 경보 땐 저류지로 사용하는 제법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은 공원에서 잠시 한 숨 돌린 후 다시 산행을 시작.
산이랍시고 올라 갔는데 1시간도 안 되었으니 반석산이 월매나 자존심 상할까 해서 배려 차원에서도 그게 필요했고...양심 찔려...
노작공원은 경부고속도로 동탄 나들목과 가까운, 동탄으로 따지면 약간 북쪽에 해당 되는 위치에 정갈하게 꾸며 놓은 공원이다.
보건소에서 계단들 아래 편에 있는 노작공원으로 내려다 보고 찍었는데 여기 올 때마다 같은 위치에서 종종 찍어 놓게 된다.
공원 광장을 지나면 스테이지 형식의 제법 널널한 공간이 나오고 그 다음은 갈대와 둘레길로 수놓은 인공연못, 오르막 계단 너머엔 인공하천과 오산천이 인접해 있다.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찜통더위 땐 가족 단위로 텐트나 그늘막을 가지고 이 곳으로 더위를 식히러 많이 오더라.
내려 가서 직접 인공연못을 담아 봤다.
바로 아래 사진으로 고고씽~
빼곡히 들어선 갈대밭과 시흥 생태 공원처럼 나무 가교로 만든 둘레길의 조화가 여기 올 적마다 발길을 잡아 당긴다.
연못 너머에 있는 높다란 언덕이 내가 오르락 내리락 했던 반석산자락 이구나.
높이가 상당(?)허이~
바로 옆이 주상복합 아파트며 오피스텔 건물들인데 줄곧 잡아도 최소 30층 이상이며 가장 높은 먼 발치에 있는 주상복합 빌딩은 메타폴리스라고 66층의 매끈한 각선미를 자랑한다.
물론 이거 자랑에 할애할 시간과 관심은 제로 땡!
대략 반석산의 높이는 122m라는데 실제 고층 건물이 인접해 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외소해 보이고 실제 오르면 40층 높이는 안 되는 것 같은데 세어 보는 건 귀찮아서 패스.
그럼 이제 다시 반석산으로 올라 봅세다~
노작공원에서 반석산으로 오르는 초입에 이런 멋진 풍경의 길들이 있다.
찾는 이가 거의 없는 아주아주 한적하면서도 나무와 파릇한 풀들이 한데 어우러져 있는, 아래를 유심히 보시면 알겠지만 여긴 산 초입에 자연적으로 있던 습지다.
그 습지를 온전히 보존하고자 이런 멋진 길들을 고도에 따라 몇 갈래 만들어 놓았는데 그 곳으로 들어 서는 순간 왠지 거기를 몰랐다면 원통해서 통곡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사진을 찍으면서 느리게 걷도록 만드는 매력과 마력을 동시에 품고 있는 곳이다.
잠시 걷던 중 빠진 무언가가 있어서 허전하다 싶었는데 이 곳에서 가까운 장소에 자주 들러 쉬는 커피빈과 투썸플레이스가 있는 고로 그 허전함을 달래러 다시 올 기약을 하곤 커피빈으로 고고 합니데이~
테라스가 있는 카페, 커피빈의 진하고 향긋한 내음이 여기 모든 것을 바꿨다.
이 부근을 지나고 있노라면 뭔가 설레임의 샘물이 여기서 흘러 나오는 착각에 빠진다.
참새가 방앗간을 기냥 지나갈 수 있냐?
테라스에 반석산과 노작 홍사용 박물관을 바라 보고 앉아 한 컷~
공원과 지명 이름 덕분에 알게 된 노작이 시인 홍사용 선생의 호 였단다.
그 산과 박물관 사이를 관통하는 도로, 지나가는 사람들은 나그네요 차들은 마차 같단 착각도 든다.
아이폰으로 담게 된 커피빈을 장난 삼아 세피아 효과를 주었는데 엑백스 사진과 대치해 보니 약간 밋밋하다.
엑백스와 같은 사진을 찍어 비교해 보진 않았지만 플라시보 효과도 무시할 수 없으리라.
그래도 아이폰 사진은 폰카로썬 훌륭해!
아름다운 길들이 있던 장소로 다시 입산했더니 숲의 녹색이 무성하야 마치 밀림처럼 느껴진다.
전체가 습지인지 아랫쪽엔 물이 흥건히 고여 있고 습지에서 자랄만한 식물 뿐만이 아니라 습지다운 텁텁한 공기 냄새도 동시에 진동한다.
곳곳에 손길을 그리워하는 벤치도 보이고 가을 분위기를 모조하는 듯 낙엽도 떨어져 있다.
습지엔 사람의 발길을 차단하려기 보단 늪처럼 들어온 발길을 단숨에 집어 삼킬 기세다.
내가 잠시 앉아 엑백스를 만졌던 자리에 다른 등산객이 자리를 잡고 있다.
그 모습을 확인만 하곤 내 발길에 대한 재촉.
산에서 몇 장의 사진을 찍는 순식간에 흡혈 모기한테 5군데 헌혈해 버렸다.
이런 나쁜 거시기들!!!
소위 말하는 줄무늬 있는 특공 모기들의 놀라운 테러에 난 속수 무책으로 당했고 어느새 가려움을 참다 못해 긁어 버렸는데
반석산처럼 볼록하게 붓기 시작하더니 나중엔 닭살도 돋는다.
생각하는 이 순간에도 닭살이 솔솔~
여기는 반석산과 센트럴파크를 연결하는 나무 계단.
조카들 데리고 오면 여기서 가위 바위 보를 해야 오를 수 있는 통과 의례 같은 곳이라 진행이 더디지만 지켜 보는 재미는 알차다.
그래도 이런 곳에서 마음껏 웃고 떠들 수 있지 않겠는가?
그래서 아이들도 여기저기를 누비며 다니는 걸 좋아한다,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계단 맨 아랫 지역.
조경이 참 멋드러진 곳이다.
한 편으론 테라스 같고 한 편으론 정원같은, 그러나 둘 다 섞어 놓았단 표현이 가장 안성맞춤.
가을이 되면 단풍의 빨간색이 색다른 조화를 이루면서 그 경연을 감상하기 편하도록 배려의 벤치도 있다.
이런 곳에서 색스폰이나 어쿠스틱 기타를 치며 Never ending story를 부른다면 아마도 정점에 다다른 사랑조차도 불꽃처럼, 그러나 꺼지지 않는 협주곡이 되어 심금을 울리지 않을까?
이번 반석산행의 서두를 염과 동시에 대미를 장식하는 동탄복합문화센터-여전히 길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얼까-의 면모들.
꽤나 큰 규모를 자랑하면서도 지나치거나 빈약한 구석은 없다.
도로가에 인접한 전면부터 가장 뒷편에 위치한 야외 공연장과 그 뒤 조각공원.
건물 아래 선홍색의 불완전한 동그라미가 그리 어울리지는 않지만 아이들이 그 조형물과 함께 섞여 있을 때엔 거짓말처럼 하나의 조화가 이루어진다. 그 동그라미에 기대거나 매달리거나 옆에 가만히 있거나 간에...
때마침 내리는 가랑비에 사람들이 빠져 나가버리자 주인 없는 공간이 되어 버리고
그 공허함을 반석산이 감싸는 지세를 이용해 위로해 주고 위안을 준다.
마지막 텅빈 공연장의 좌석들 색상은 잡념이 빠져나가자 유일하게 남은 순수 컬러 같기만 하다.
또한 그런 모습들을 내 의도를 알아 채곤 여과 없이 받아 들여서 표현해 놓은 엑백스의 성능은 훌륭하다.
사실 엑백스를 들여 놓고 제대로 찍을 기회가 없어서 지독히도 외로워 하길래 그 쓸쓸함을 타파하고자 무작정 가출했던 것이다.
덕분에 엑백스를 위안도 해 주고 내 궁뎅이도 호강시켜 줬으니 이번 휴일도 딩동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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