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불고 호텔에 숙소를 잡은 덕분으로 한결 마음이 가벼운 상태로 대구에 도착해서 보니 이미 해는 지고 배는 고프고 몸은 쑤신다.
얼릉 저녁을 해결할 겸 짐을 풀고 밖으로 나가 보니 텅빈 망우공원에 바람 뿐인데 아직은 바람살이 차다.
동촌유원지 투썸을 먼저 들린건 커피가 고파서.
딱 피부에 와닿는 촉감 좋은 봄바람이 벚꽃 만개한 가지를 사정없이 흔들어대는 모습이 더욱 화사한 꽃바람이자 봄바람 같다.
사진 외에 동영상도 찍어 뒀는데 이건 귀차니즘을 극복한 다음에 올려야 긋다.
인터불고 호텔에 짐을 풀고 활동하기 좋은 복장으로 단장한 후 바로 옆 망우공원으로 나가봤더니 도시 근교의 공원이라 그런가? 한 사람도 보이지 않고 썰렁하기까지 하다.
허긴 이른 봄의 밤인데다 바람이 워낙 넘실거려서 좀 추울 수도 있겠다.
적당히 꽃을 틔우는 중인 산수유꽃이 먼데서 봐도 화사하다.
산수유~
며칠만 더 있으면 아주 이쁘겠는걸.
넓직한 공터 같은 장소에 각종 운동 기구와 만개하기 시작한 꽃나무들이 한데 어우러져 있지만 사람들이 떠나간 자리라 그런지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다.
지독하게 외롭게 보이는 모든 것들이 봄이 오고 여름이 오길 기다리면서 서로 위로해주고 있다.
금호강이 바람이 흔들어 놓는 탓에 유리같은 강물 표면으로 미세한 스크래치를 끊임 없이 낙서질을 해놓고 종내엔 사진을 찍으려는 나에게 장난치듯 나뭇가지조차 어지러울만큼 사정없이 흔들어 댄다.
아마도 봄을 찾으러 온 나에게 반가움과 동시에 들려 주고픈 사연에 대한 넋두리라 조용하고 자근하지 않을 수 밖에.
그 이야기들을 듣는 사이 시간은 훌쩍 자정 넘어에 나를 데려다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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