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튿날 동해시, 동해 바다와 작별하고, 영동고속도로를 따라 원주로 출발했다.
지난 봄에 동해 바다를 만난 영덕이 숨겨진 보석이었다면 동해, 삼척은 진품이 검증된 보석이었다.
카페와 펜션이 들어서기 시작하는 오래된 마을이 그랬고, 야생의 바다와 기암괴석이 그랬다.
올 때처럼 갈 때도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하며, 대관령 지나 마치 뿌듯한 내리막길을 미끄러져 가는 기분에 도치되었다.
그 길 따라 도착한 원주는 새로 꽃단장한 간현이었다.
동해를 떠나 동해고속도로에 발을 걸쳤다.
망상해변 구간은 인접한 우측이 망망대해, 동해바다였다.
옥계를 지날 무렵 전방에 특이한 형상의 구름이 보였다.
마치 젊은 시절 한 가정을 떠받치느라 허리가 굽어 더이상 펼 수 없는 우리네 할머니 같았다.
강릉3터널을 지나며
남강릉IC가 가까워지자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백두대간 장벽의 첫 관문인 대관령을 넘기 전에 휴게소에 들러 크게 심호흡했다.
장실에서 무심코 고개를 들자 눈앞에 거미가 있었다.
어릴 적 시골집에서 워낙 많던 거미라 요람기 추억이 살짝 떠올랐다.
차를 채찍질하여 대관령을 넘기 시작했다.
한참 오른 뒤에야 대관령 정상이 눈앞이었다.
몇 개의 터널과 기나긴 터널을 지나면 영서지방의 평창이었다.
대관령을 지나면 길게 뻗은 내리막으로 엑셀러레이터에 발을 떼더라도 차는 쑥쑥 전진했다.
이럴 때 쓰는 말, 개꿀~
멀리 첩첩산중의 미려한 능선 다발이 보였다.
100km/h 정도 정속 주행 중이라 압박감이 없어 평창휴게소는 패쑤~
장평을 지날 무렵 지대가 낮아져서 그런지 산허리에 있던 구름이 점점 위로 승천하여 온전한 산봉우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봉평을 지나며 빗방울은 도리어 굵어지기 시작했고, 둔내를 지나면서 비는 그쳤지만 많은 물방울이 튀기는 걸로 봐선 좀 전에 소나기가 퍼부었나 보다.
엑셀러레이터에 발만 올렸었는데 이제는 살짝 힘을 주기 시작했다.
중간중간 정체 구간이 있어 시간이 좀 걸렸다.
여기를 지나면 제2영동고속도로로 갈아타야만 했다.
간현에 거의 접근했다.
여긴 비 내린 흔적이 없는 걸로 봐선 계속 무더웠을 터, 구름이 무거워지는 게 바로 퍼붓더라도 하등 이상할 게 없는 기상 상황이었다.
그래도 모처럼 간현에 와서 출렁다리에 더해 한층 규모가 거대해진 울렁다리를 체험해 봐야 스것다.
기다려라, 울렁출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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