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낙동강을 따라가다 들렀던 경천대는 전국 각지의 명승지처럼 선명한 역사가 숨은 곳이었다.
사전 정보가 전혀 없어 별 기대 없이 주차를 하고 간소한 차림으로 느린 산책을 했는데 지역에선 나름 명소였는지 평일에도 꾸준히 이어지는 인적이 그 사실을 증명했다.
전망대를 거쳐 경천대를 거쳐 별 의심 없이 사람들이 발길이 이어지는 곳을 추종했는데 아주 작은 규모의 드라마 촬영장과 출렁다리였고, 비교적 오래 머문 사이 함께 몰려왔던 사람들은 어디론가 흩어지고 조각공원에 들렀을 무렵엔 텅 빈 공간에 홀로 작품을 마주했다.
문화와 예술에 문외한이긴 하나 인간의 최종 욕구는 자아실현이며, 그 접점은 문화예술이라 나름 이런 독창적이고 독특한 작품 앞에선 꽤 감동을 받는데 이유는 모르지만 무한한 창의성에 비록 뱁새가 가랑이 찢어질지라도 인간이 향유하는 지향점은 분명 우주와 같았다.
경천대 관광지
낙동강변에 위치한 경천대는 태백산 황지에서 발원한 낙동강 1,300여리 물길 중 경관이 가장 아름답다는 '낙동강 제1경'의 칭송을 받아 온 곳으로 하늘이 만들었다 하여 일명 자천대로 불리는 경천대와 낙동강 물을 마시고 하늘로 솟구치는 학을 떠올리게 하는 천주봉, 기암절벽과 굽이쳐 흐르는 강물을 감상하며 쉴 수 있는 울창한 노송숲과 전망대, 조선 인조15년(1637) 당대의 석학 우담 채득기 선생이 은거하며 학문을 닦던 무우정과 경천대비, 임란의 병장 정기룡 장군의 용마전설과 말먹이통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명승지와 유적지를 만날 수 있다.(중략)
[출처] 상주시청_경천대
경천대를 벗어나 얼마 지나지 않아 보이는 다리를 건너면 드라마 상도 촬영지란다.
비록 일부 씬이긴 하지만 지리적 위치는 개대박이여!
낙동강 강바람길은 경천대 일대를 지나 낙동강 탐방길.
여길 넘어서면 드라마 촬영지가 바로 보였다.
처음엔 드라마 촬영지라고 해서 거대한 세트를 생각했는데 규모가 아주 작았다.
허나 언덕이 감싸고 있는 작은 배산임수 형태였다.
드라마 촬영지는 여기가 전부.
바로 옆은 낙동강이라 주막에서 과음하면 바로 낙동강 오리알 될 수 있겠다.
오르막길로 쭉 올라 두 갈래 길 중 출렁다리로 향했다.
출렁다리는 전국 각지에 우후죽순처럼 들어서는 출렁다리와 달리 아주 재래적인 모양에 길이는 짧았고, 위에서 내려다보면 드라마 촬영장이 발치에 내려다 보였다.
출렁다리를 지나 길 따라 조금 더 진행하면 조각공원이 있었다.
공원은 별 특징 없는데 작품은 아주 독특했다.
마치 탐욕과 순수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간의 군상 같으면서 익살스럽다.
나름 옛집을 충실히 재현해 놓았다.
조각공원을 끝으로 공원의 출발지였던 폭포광장으로 돌아왔고, 석양이 기울 무렵 경천대를 빠져나와 상주 도심에서 저녁 끼니를 해결했다.
저녁 식사를 끝낼 즈음 날은 이미 어둑해져 가로등 불빛이 완전히 밝혀졌을 때 고속도로를 타고 집으로 향했는데 그 가슴은 마치 중력을 거스른 쾌감을 봇짐처럼 쟁여 놓은 가벼움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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