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겹겹이 춤추는 파도, 옥계휴게소_20200413

사려울 2021. 9. 16. 04:32

태백에서 38번 국도를 이용, 도계를 거쳐 삼척에 도착하여 앞만 보고 달려온 긴장을 풀기 위해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담은 뒤 바로 동해고속도로를 타고 가던 중 '바다가 보이는 휴게소' 간판에 현혹되어 옥계휴게소에 들렀다.

정말로 세찬 바람에 일렁이는 동해 바다가 한눈에 들어와 먹먹하던 가슴이 일시에 트여 잠시 수평선에 심취했다.

동서남해가 각기 범접할 수 없는 매력이 있겠지만 동해라고 하면 심연의 바다색과 더불어 군더더기 없이 트인 시계라 하겠다.

세찬 바람에 일렁이는 파도가 해변으로 총총히 따라붙는 장관이 펼쳐졌다.

바다와 육지에 기댄 소나무가 단조로울 법한 수평선에 운치를 더했다.

바다에 등대가 빠질 수 없는 벱이지.

진정한 휴게소의 의미를 누린 뒤 다시 가던 길을 재촉하다 강릉에 들러 출출한 속을 달랬다.

식당을 찾아다니는 시간을 아끼기 위해 몇 년 전 출장으로 들렀다 눈에 익은 이마트에서 몇 가지 음식을 to-go 해서 적당한 장소를 찾다 종내엔 남항진 해변까지 가버렸다.

해가 제법 기울었는지 해변을 잠시 걷는 사이 그림자가 길게 늘어졌다.

가야 될 길이 먼데 세찬 바닷바람과 파도, 탁 트인 동해에 매료되어 무척이나 지체되었다.

이 또한 아쉬운 출발이려나.

세찬 바람을 따라 해변으로 총총히 따라붙는 파도와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심연의 바다, 선명하게 하늘과 바다를 가르는 수평선이 가희 가슴을 뚫고도 전혀 모자람 없다.

이번 여정에서 깊은 계곡과 함께 넓은 바다를 헤아리며, 어느 때보다 풍성한 감성을 수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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