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시 무렵 가리왕산 휴양림에 도착하여 살림을 후딱 옮기곤 바로 카메라를 메고 숙소 일대를 돌아다녔다.
밤하늘 사진을 몇 장 찍었는데 아쉽게도 은하수는 보이지 않고 그저 별빛만 싸늘하게 반짝였다.
희안하지?
밤에 찍은 사진 몇 장만 사라졌는데 다른 SNS에는 그 사진들이 있다.
애석하게도 원본은 증발하고 그나마 SNS에 사진이 남아 다행이다.
은하수는 볼 수 없었지만 여전히 깊은 오지의 밤하늘은 매력적이다.
가끔 정적과 암흑이 무서울 때, 이런 익숙한 소리가 위안이 되는데 이 자리에서 그걸 실감한다.
카메라를 들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던 중 휴양림 직원과 마주쳤는데 밤하늘을 향해 렌즈를 들이민 행태가 이해 되지 않는다는 표정이다.
가리왕산 지도는 휴양림 내 숲속의 집이 모여 있던 초입에 있는데 아슬아슬하게 입산 통제 기간에 포함된 덕에 지도는 그림의 떡이 되어 버렸다.
귀하신 은하수를 볼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에 옅은 운무처럼 실망이 조롱하던 정선 가리왕산의 밤.
게다가 2월1일부터 5월15일까지 입산 통제 기간이란다.
야속한 마음을 달래 주는지 완연한 암흑 속에서 경쾌한 여울의 물소리가 사뭇 어깨를 다독여주는, 여행 온 설렘의 신선도가 고스란히 남은 가리왕산의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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