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룡대와 연결된 산능선은 걷기 좋은 평탄한 언덕길과 같아서 거리는 짧았지만 그 길을 따라 걸으며 비교적 포근한 겨울을 음미했다. 무릇 강이란 바다를 향해 내달리며 그 어떤 장애물도 깎고 다듬어 물길을 내리라 여겼건만 내성천은 나지막한 산을 뛰어넘지 않고 옆길 크게 돌아 지나간 뒤 더 큰 물길인 낙동강과 합류한다. 작은 산이라 업신 여기지 않고, 마치 회룡포를 지킨 크나큰 포용으로 이 또한 지켜주고자 함이었을까? 그렇다면 강이 바위를 뚫고 산을 깎아 길을 낸 게 아니라 산이 물결을 위해 작은 길을 내어준, 오롯이 어울림에 익숙한 자연의 섭리며, 문명의 이기에 대한 일침이 아닐까? 고립을 넘어선 회룡포_20210306 조만간 만나야 될 낙동강이 그토록 설레고 그리웠던지 흐르던 강도 잠시 주춤하여 어눌한 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