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요공원 2

일상_20200531

편애라는 단어는 내가 아닌 입장에서 그리 유쾌한 건 아니다. 하지만 근래 길냥이들 식사를 몇 번 제공했답시고 몇몇 냥이들과 안면을 틔우는 사이 그런 편애가 생겨 버렸다. 뽀얀 얼굴에 태비 얼룩 무늬로 다른 동네 냥이가 와서 하악질 한 번에 몸을 잔뜩 웅크리고, 주위 인기척에 도망치듯 몸을 급히 숨길만큼 경계도 심한 녀석. 그래서 더 마음이 가는지도 모르겠다. 밥을 챙겨 가는 위생 봉투에 이 녀석이 행여나 나타나 먹으려나 싶어 조금 남겨 두는 습관이 있는데 용캐 나타나 꿍셔둔 밥을 챙겨 먹이려면 나도 긴장된다. 그러다 먹으면 다행인 거고... 감사의 표정이라기 보단 놀라 달아나기 전 남은 식사에 대한 미련 같다. 다른 냥이들이 먹을 때까지 기다리고, 주위를 삼엄하게 경계하는 이쁘니. 그러다 이렇게 먹게 된..

한가위 연휴 다섯째 날

항상 늘어지는 길고 긴 황금 연휴이자 2014년 한가위 연휴의 마지막 날이다. 늘 느끼는 거지만 쉬는 날은 왜캐 잘 가는 거시여!!! 연휴의 마지막 날 답게 차분한 공원의 모습을 볼 수 있다.가을이 찾아 올 무렵의 남아 있는 여름처럼 공원 곳곳의 사람 발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라면 어김 없이 녹색 잡초가 빼곡하고 가을 채비를 해야 될 나무들조차 아직은 조바심을 전혀 느낄 수 없다. 한달음에 동탄국제고 뒤 탄요공원까지 내닫는 동안에도 가을의 소식은 뜸했다.다만 하늘은 이미 가을 단장을 끝냈는지 높고 화창하다 못해 햇볕조차 전혀 방해 세력 없이 따갑게 내리 쬐고 있었다. 이따금 지나거나 공원에서 정신 없이 놀고 있는 아이들은 그런 계절의 감수성을 뛰어 넘어 그저 주어진 시간을 즐길 뿐이었다. 구름 한 점 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