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도산 2

날 것 그대로의 해변을 따라, 축산 해파랑길_20220315

앞서 해파랑길 20코스를 여행했다면 축산에서 해맞이공원까지는 21코스란다. 군사 목적의 잔해가 꽤 많이 보이지만 이제는 철거되어 이내 잊혀지고, 그 철조망에 고립되었던 원시의 해안이 기지개를 켜며 도리어 문명의 피로감을 바다로 날려줬다. 소나기처럼 쏟아지는 봄햇살 아래 세상이 잊고 지내던 작은 마을은 부러움조차 잊었는지 무심한 자연의 날갯짓으로 쉴 새 없이 해풍 위 중력의 끈을 엮어나갔다. 작은 음악 소리를 벗 삼아 시작된 막역한 걸음은 해 질 무렵 아름다운 광시곡이 가르쳐준 길 위의 산책이 되어 파도 소리에 맞춰 사뿐한 춤사위가 되었다. 해안을 따라 굴곡진 길과 달리 언덕 언저리에 붙은 길은 함께 평행을 그릴지언정 그 모습과 느낌은 사뭇 달랐다. 이왕 동해 바다를 만날 거라면, 또한 지나치게 가공된 길..

진화하는 섬과 손 내민 육지의 접점에서, 축산 죽도산_20220315

해안 따라 오뚝 솟은 산은 원래 섬이었으나 뭍에 대한 억겁의 갈망을 바다가 성취시켜 줬다. 강강술래 대나무끼리 서로 손을 잡아 작은 언덕을 강인한 해풍으로 부터 지키고, 언덕은 한 뼘 몸을 내어 대나무를 껴안아 고립된 세상으로부터 함께 의지하며 영속의 포부를 공유하는 죽도산은 어느새 속성이 전혀 다른 육지와 바다의 오작교가 되었다. 죽도산 죽도산은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육지와 동떨어져 있는 섬이었습니다. 죽도산 인근에는 축산층이 흐르는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축산천을 따라 함께 흘러오던 모래가 만든 모래둔덕이 점점 커지면서 원래 섬이었던 죽도산이 육지와 연결되었습니다. 이렇게 원래 섬이었다가 육지가 된 섬은 ‘육계도’라 불립니다. 강 하구의 모래가 쌓여 만들어진 육계사주는 우리나라에서 흔하지 않은 지형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