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록 3

용평 산중에서 정선까지_20150530

5월말임에도 용평 산중 날씨는 꽤나 쌀쌀하고 흐려 비바람이 한바탕 쓸고 갈 기세였다. 이번에 숙소로 잡았던 용평 알펜시아 리조트는 예상한 것 이상으로 깔끔했고 넓직한 공간을 마련한 덕에 주어진 시간보다 훨씬 여유를 누릴 수 있어 그 간의 지친 심신을 충분히 위로 받을 수 있었다.그래서 일정을 용평 도암에서 안반데기를 거쳐 구절리, 정선 일대를 거친 후 평창 두타산 휴양림까지 비교적 긴 구간으로 잡아 지난번 기약만 했던 숙원(?)을 풀 심산이었고 봄이 끝날 무렵이라 비교적 한산해진 덕분에 일정의 지체는 전혀 없었으니 나만의 알찬 기행이 가능했다. 알펜시아에서 나와 작년 봄 이후 처음으로 찾아간 도암호수는 언제봐도 그저 묵묵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작년 두차례(용평 산중에서, 20140522_용평과 도암) ..

게으름을 떨치니 신록이다.

주말마다 습관적으로 동네를 방황하다 어느 순간 이 모든게 귀찮아져 바쁘고 피곤하단 자기 합리화에 많이도 농땡이 부렸었다. 봄이 오는 소식을 듣노라고 카메라만 메고 다니던게 벌써 몇 개월 흘렀으니 세월이 참 빠르다기 보단 멍하니 보내버린 시간이 참 많다란 표현이 맞겠다.그러던 내가 집안 대청소 중에 어느 순간 등골에서 흐르는 땀을 느끼곤 `옴마~ 벌써 여름이랑가?' 싶어 봄과 얼마나 다른 신록일까 급 땡기는 호기심을 주체하지 못하고 해가 서서히 기울 무렵 밖으로 고고씽! 가는 길에 만난 참새 가족은 첨단 주택 공법으로 만들어진 집에 둥지를 틀었다.여름이 오니 먹잇감이 넘쳐나 서둘러 포식을 하려는지 연신 들락날락거리며 무언가 일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오산천에 철새들이 모여 지내는 너른 곳에 물이끼며 늘상 맨..

20140522_용평과 도암

내가 반다시 오겠다고 했지? 도암!기필코 도암을 둘러 보겠다던 숙원은 어느 정도 해결했어. 근데 도암이라고 하니 마치 도인의 호 같기도 한데 도인보다 더 경이롭게도 산 중 호수거든.4월달 포스트 용평 산중에서 보면 4월 17일에 갔었는데 그 때가 한 달 조금 더 지났으니 그리 많은 시간이 지난 건 아니야.허나 4월에 방문했던 것과 달라진 건 분명 두 가지가 있어.하나, 그 때 비해 해가 눈에 띄게 길어졌고두나, 고만고만하던 녹색 신록이 사람의 손길이 없는 덕분에 아주 무성해졌던 거.슷비슷비한 시간대에 갔음에도 아직 해가 떡!하니 하늘에 버티고 있는게 앗싸 가오리다 싶어 냉큼 갔어.한 동안 해가 따라 다녔으니 워찌나 느긋하고 좋은지... 그렇다고 내가 무서워서 그런건 아냐? 아닐걸? 그래, 해가 없으면 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