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천 2

영덕 동해안 절경을 품은 상대산 관어대_20240118

더욱 찌뿌둥하고 굵은 비가 내리는 이튿날, 해파랑길은 무리라 이참에 쭈쭉빵빵한 전망 좋은 곳을 골라 이동하다 마을 입구 한 무리 멋진 나무들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평화로운 동네에 길을 사이에 두고 몇 그루 소나무 선배님들이 저마다 멋진 포즈 취하는데 쌩까면 이 어찌 후회로 보답받지 않을쏘냐. 곧게 하늘로 향하며 절개를 새긴 소나무. 하늘로 향하다 하늘 가려 나그네 지켜주는 소나무. 휘어짐과 뒤틀림, 나아감과 물러섬을 모든 가지에 되새긴 팽나무. 하늘 향해 방사형으로 흩뿌리는 소나무. 그 관용과 포용에 앞으로의 여정을 기원하며 대선배님들께 인사드리고, 바다로 향했지만 파도 개거침, 바람 개세차 출입 통제에 굴복하지 않고 더 넓은 세상을 약속한 상대산으로 향했다. 지금까지 거의 지식이 없던 영덕이..

애잔한 강물의 흐름처럼, 아우라지_20210303

더 이상 철마는 달리지 않지만 시간이 견고히 다져놓은 철길엔 레일바이크가 지나며 간이역처럼 잠시 머물러 아직도 식지 않은 추억의 향수를 심어 놓았다. 지금은 비록 두터운 눈에 덮여 있지만 이 길이 섞어 문드러지지 않는 한 출렁이는 바퀴는 철로에 의지한다. 설경 위에 서린 평온. 레일보다 더 높이 쌓인 눈을 밟으며 이리저리 오가는데 초소에서 한 사람이 나와 뭐라고 소리친다. 뭐라는 겨?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조만간 열차가 지나가니까 조심하란 게 아닐까? 과거엔 이 철길이 주인공이었지만 지금은 은퇴하고 레일바이크를 위해 가끔 달리는 귀여운 열차로 재탄생했다. 애틋한 심정을 아리랑에 녹여낸 정선아리랑의 고향이자 두 강이 바다를 향한 갈망으로 함께 어우러지는 두물머리가 아우라지란다. 전설과 민담은 괜한 투정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