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 5

유열의 음악앨범을 보러 가는 길_20190902

일찍 끝난 기회를 활용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영화 때리기!한창 아리까리한 허기가 맴돌아 메타폴리스에서 내려 샌드위치 하나 줍줍하고 급한 대로 커피는 손에 든 채 상영관으로 간다. 자칫 외로울 새라 소녀상에 강렬한 햇살을 피하기 위한 모자와 그 옆자리에 훈훈함을 돋보이기 위한 꽃다발이 있다. 전형적으로 나른하고 평화로운 공원의 전경.묘하게 느껴지는 가을 내음이 좋다.이런 방법으로 종종 영화를 보러 가는데 이 순간이 참 설레거나 마음이 가볍다. 동상에 앉은 잠자리가 위태롭게 보이는데 정작 이 녀석은 태연하다.시간이 빠듯하여 외부 계단을 통해 상영관에 도착, 인기 영화라지만 극장 비수기라 거의 텅비다시피 한적하다. 영화 관람 후 사실 무척 실망스러운 게 배우에 비해 내용은 지나치게 감동과 눈물을..

일상_20171028

이른 아침 회사에 들렀다 오후 일찍 빠져 나와 인근 광희문으로 향했다.약속 시각이 비교적 여유가 있어서 산책으로 그 시간까지 기다릴 심산이었는데 늘 말로만 듣던 광희문은 지나가는 길에 눈팅하던 것 말곤 없었고, 근래 중국 관광객들이 이 일대에 많이 오가는 걸 보곤 일정한 호기심도 있었기 때문이다. 딱히 이색적인 광경은 아니지만 산책하면서 이 부근에서 잠시 쉬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도심에 이런 옛흔적이 그리 많지 않기도 했지만, 곳곳에 마련된 벤치에서 잠시 한숨 돌리는 것도 나쁘지 않은 풍경, 계절이기 때문이다. 저녁 식사로 왕십리 떡갈비를 해치운 후 터질 듯 불어오른 배를 달래기 위해 왕십리역으로 가던 중 서늘한 광장에서 홀로 앉아 자리를 지키는 소녀상이 눈에 들어온다.꿈조차 펼쳐보지 못한 소녀의 한 많..

동탄 소녀상_20170607

일찍 끝나고 영화 '노무현 입니다'를 보러 가는 길에 질척하게 내리기 시작한 비가 봄과의 작별을 예고하는 내음이 물씬하다.잠깐의 소강 상태에 빠진 비를 피하기 위해 요이~땅!하던 중 뭔가 익숙한 동상이 있어 고개를 슬쩍 돌려 보자 평화의 소녀상 계신다.동탄에 있을 줄 생각도 못했는데 괜히 무심했던 마음에 숙연해져 잠시 서서 둘러 보고 상영관으로 향했다. '노무현 입니다'는 일대기라기 보단 가장 극적이었던 순간을 잔잔하게 풀어나가는 다큐멘터리 형식인데 관심이 없던 사람들이 봤을 때 이해가 될 수 있는 부분을 재조명 했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근래 상영관에서 광해, 변호인 이후 처음으로 펑펑 울었다. 부끄~끝날 무렵 눈물 자욱이 들통날 새라 연신 눈을 끔뻑이며 말린다고 애썼건만 어쩔 수 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