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3

일상_20170317

아주 오랫 만에 승용형 만나 뵙고 저녁에 쇠주 한사발 뽀개기로 했던 날, 때마침 회사 교육이 잡혀 있어 예정 시각보다 일찍 끝내고 명동 패밀리레스토랑에서 뒷풀이 했음에도 시간이 넉넉했다.이참에 명동 구경이나 해 볼까?여전히 발 디딜 틈 없이 사람들로 빼곡하다. 명동을 빠져 나오며 명동역 밀리오레와 유니클로 사잇길에서 살짝 뒤돌아서 명동을 향해 폰으로 담았다.이 골목과 CGV 앞에 사람들이 가장 붐비는 거 같다.10미터 정도 이동하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려 이동하는 게 아니라 밀려간다는 표현이 맞다. 남산길 초입에서 모처럼 뵙게 된 승용형 만나 간단한 안부 나누고 찾아간 곳은 형이 추천하신 서울역 부근 도동집.사실 승용형도 처음 오신다는데 늘상 지나다니면서 자리가 없어 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아 호기심..

서울역에서 떠나는 기차에 몸을 싣고_20151016

한가위에 못 간 울 아부지 성묘 가는 날~ 퇴근 후 아주 신속하게 서울역으로 가서 미리 준비된 열차를 탈려고 했는데 아뿔싸! 넘 일찍 내려가서 하마터면 다른 KTX를 탈 뻔 했다.이참에 플랫폼 위를 걸으며 요로코롬 사진도 찍고 사람들 구경도 좀 하는 사이 내 정신을 안드로메다에 보냈나?바로 옆이 내가 타야 되는 열차인데 비어 있는 트랙인줄 알고 여유 때리다가 아차 싶어 전광판을 보니 열차 시간이 다 돼 부럿어야?그제서야 저 열차가 내 열차이구나 깨닫고 후다닥 타자 바로 출발~거시기한 상황을 모면한 안도와 함께 자리에 돌아와 이런 예기치 못한 스릴도 즐겼다는 생각에 난 열차를 타는게 아니라 롤러코스터를 탄 격이다. 자리에 앉자 마자 출발 직전의 열차에서 듣던 아이팟을 내려 놓고 승자가 웃음을 짓듯 입이 귀..

남산의 식구, 백범광장

잽싸게 투표를 하고 찾아간 남산 백범광장은 근무 시간에 가끔 바라보기만 할 뿐 언젠가 한 번 찾아가고픈 위시리스트는 아니었다.게다가 난 자연의 풍경을 찍거나 감상하기 좋아하지 인공적이거나 콘크리트색상이 가득한 건 노력을 들이기 아까워했었다.서울이 텅 빈 것만 같은 선거일의 나른한 오후, 잠깐의 시간을 이용해 카메라를 메고 매끈한 성곽을 바라 보던 중 단순한 호기심으로 `그럼 함 올라가 볼까나'하며 발걸음을 돌려 쉬엄쉬엄 걸어가 보니께로... 먼데서 누군가 자기 얼굴과 색깔이 슷비슷비한 무언가로 째려 보자 악동 까치군도 `무어야?'하는 눈빛으로 째려 보고 있다.그래도 자기를 해치려 하지 않는 걸 아는지 쨉싸게 도망가지 않는다. 완만한 오르막길을 쭉 올라가면 너른 들판 너머에 당당한 김구선생님의 인자한 자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