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 12

머나먼 삼척 원덕_20151225

가족 여행이라고 찾아간 삼척은 사실 대가족이 이동하기에 거리상으로 무리일 수 밖에 없었다. 실제 자유로운 시간은 성탄절 당일 뿐이라 여행에 익숙치 않은 가족, 특히나 아이들이나 오마니께선 녹록치 않은 고행길과도 같을 수 있겠다.성탄전야에 서둘러 퇴근한 뒤 일행들을 재촉하여 출발할 무렵엔 이미 9시가 넘어 암흑이 잔뜩 끼인 오지를 둘러 볼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앞만 보고 부지런히 고고씽 했지만 도착은 자정을 훌쩍 넘어 새벽 1시가 막 지나서 였다.그나마 흥림산 휴양림의 넓직한 숙소를 이 몸이 애시당초 예약한 덕에 말끔히 피로를 풀고 이튿날 오전에 가벼운 마음으로 삼척 원덕으로 출발~영양 흥림산 휴양림은 첩첩산을 넘어 비교적 오지에 있는 자그마한 휴양림이라 힐링하기엔 제격이었다.이미 올해 세번째 방문이라 내..

통고산에서 삼척까지_20151105

여전히 산골에 남아 서성이는 만추의 풍경이 그리운 가을과의 이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아쉬운 발로일까? 바다와 산을 아우를 수 있는 통고산으로 가는 길은 늦은 밤, 꽤나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행군과도 같았다.영주를 거쳐 봉화를 지나는 36번 국도는 가뜩이나 인가가 드문데 밤이 되면 나 혼자 암흑을 방황하는 착각마저 들 정도였다.자정이 넘어 잠시 쉬어간답시고 춘양을 들렀더니 온전히 잠든 마을이었는데 외롭게 불을 밝히는 등대처럼 편의점 하나만이 움직이는 불빛의 흔적을 발산 중이라 극단의 반가움이 울컥 치솟았다.춘양하면 일교차가 원캉 커서 해가 진 한밤과 새벽에 거짓말처럼 추운데 아니나 다를까 편의점 여주인은 겨울 무장을 하고 쓸쓸히 매장을 지키고 있었다.따스한 두유 두 병을 사서 하나는 완샷! 하나는 품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