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항 2

묵혀둔 정감, 나릿골 감성마을_20220824

마을길을 따라 좀 더 오르자 언덕의 너른 지세가 펼쳐졌고, 그제서야 파도치는 하늘이 눈에 들어왔다. 좀 전 지나온 길은 마을 중심부를 관통하는 길이 아니라 인가가 비교적 적었고, 언덕에 올라 좌측으로 크게 휘어지는 길을 따라가면 인가가 밀집한 골짜기 마을로 진입할 수 있었다. 어쩌면 마을 뒤편 가장 높고 너른 고원 같은 곳인데 여기는 완연한 공원의 형태를 띠고 있었고, 산책하기 최적의 길이 뻗어있었다. 마을 가장 높은 곳이라 육각정 전망대와 쉼터가 있었는데 때마침 말벌 몇 마리가 또다시 주변을 윙윙거리는 바람에 오래 있지 못했다. 길과 전경에 몰입해야 되는데 말벌로 인해 연이어 방해받는 기분이라 벩스럽긴 했지만 어차피 가야 될 방향을 조금 서둘러 걷자고 생각해야지. 좀 전 지나친 원주민처럼 보이는 분이 ..

감성의 미로 골목, 나릿골 감성마을_20220824

고행의 세월을 감수한 재조명으로 바다언덕 옛마을이 감성의 보물창고로 각광받으며, 각양의 모습으로 혈관처럼 얽힌 골목은 어느덧 모퉁이마다 많은 사연과 이야기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소외는 이 골목이 붐비던 시대에 생소한 외계 파동처럼 여겼건만 또아리 틀고 숨죽인 직선의 무참한 살상 앞에서 한 동안 속수무책이었다. 시간의 통찰을 거친 직선이 무기력할 때 그 위안 또한 비정형화된 길이 철학적 돌파구가 될 줄이야. 오늘도 노스탤지어를 꿈꾸는 이정표는 갯마을 그 모습을 그렸다. 나릿골은 삼척 정리항 영진안과 벽 너머 사이 어항의 배를 정박하는 나루가 있어서 붙여진 명칭으로 거주민 30%가 어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60~70년대 생화 정취가 남아있는 계단과 골목길, 담장 등을 간직하고 있는 전형적인 항구문화가 남아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