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강과 회룡포가 인척이면서도 시기와 질투를 견디지 못한 강과 산이 갈라놓는다. 허나 그 심술도 응축된 겨울에 실려 떠나려 하듯 작은 골짜기 이정표 따라 두 개의 둥지를 잇고, 웅크린 봄이 피듯 하나를 바라던 물살도 사뿐한 까치발로 유유히 숨죽인다. 지난 시간에 서린 희망의 찬가처럼 길은 선명한 자태로 산을 향하며 그 길 따라 시선은 이미 고갯길 너머 하늘에 닿는다. 석양에 기댄 강가 너른 들판에 갈 길 바쁜 나그네는 어디론가 사라져 여정을 위로하던 주막도 지는 해처럼 퇴색되고, 이제는 화려한 가면을 쓴 채 갈 길 잃은 사람들을 품어준다. 강문화전시관은 휴관이라 잠시 둘러보는 사이 가뜩이나 짧은 하루 해는 조급하게 서산 너머 내닫는다. 메마른 길 지나 흐르는 낙동강_20220126 이리로 흘러 저리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