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4

2층 광역버스 첫 승차_20200411

아마도 기억엔 이 날이 처음 아니었나 싶다. 여전히 1층 버스가 주류를 이루어 지나다니는 2층 버스는 간혹 보긴 했어도 동탄 광역버스에 도입 되었단 건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드뎌 탈 수 있는 타이밍이 딱! 맞아 떨어져 룰루랄라 하면서 2층으로 전력 질주를 했고, 다행히 맨 앞자리는 비어 있었다. 기존 버스가 디젤을 연료로 사용해서 승차감이나 진동은 확연히 좋아졌는데 문제는 좌석간 거리가 좀 짧고 가장 치명적인 건 등받이가 거의 젖혀지지 않아 한 자리에 앉아 오래 버텨야 되는 서울 외곽 특성상 불편할 수 있겠다. 그래도 첫 날의 그 기분, 터널이나 톨게이트 천장에 부딪힐 거 같은데 묘하게도 통과되는 걸 보면 버스가 조금 덜컹이거나 통통 튀어 버리면 영락 없이 헤드샷 될 수 있겠다. 또한 한남고가나 동탄나들..

추적추적 비 내리는 퇴근길_20180517

퇴근길, 광역버스를 타면 열에 아홉은 골아 떨어진다. 그러다 눈을 뜨면 대부분 경부고속도로에서 벗어나 톨게이트 언저리를 지날 무렵인데 언제 부터 내렸는지 차창에 빗방울이 한 두 방울 찍히기 시작하고, 그러다 석우동을 지나면서 폭우처럼 쏟아진다. 석우동 첫 정류장에서 신호를 받고 있는데 갑자기 폭우가 유리창을 때리며 순식간에 방울이 징그럽게 맺혀 버린다.꿈인지 생시인지 비몽사몽이라 분간이 안 되는 이 기분.

통고산에서 삼척까지_20151105

여전히 산골에 남아 서성이는 만추의 풍경이 그리운 가을과의 이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아쉬운 발로일까? 바다와 산을 아우를 수 있는 통고산으로 가는 길은 늦은 밤, 꽤나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행군과도 같았다.영주를 거쳐 봉화를 지나는 36번 국도는 가뜩이나 인가가 드문데 밤이 되면 나 혼자 암흑을 방황하는 착각마저 들 정도였다.자정이 넘어 잠시 쉬어간답시고 춘양을 들렀더니 온전히 잠든 마을이었는데 외롭게 불을 밝히는 등대처럼 편의점 하나만이 움직이는 불빛의 흔적을 발산 중이라 극단의 반가움이 울컥 치솟았다.춘양하면 일교차가 원캉 커서 해가 진 한밤과 새벽에 거짓말처럼 추운데 아니나 다를까 편의점 여주인은 겨울 무장을 하고 쓸쓸히 매장을 지키고 있었다.따스한 두유 두 병을 사서 하나는 완샷! 하나는 품 안..

사라진 탄광마을, 모운동_20150912

그 많은 사람들이 지금은 어디로 갔을까? 과거 영화를 누리던 탄광마을이 지금은 자취를 감추고 그 잔해만 남아 언젠가 다시 그 영광을 꿈꾸고 있는 모운동이 새로운 거듭나기로 이쁘게 단장했다.사실 영월은 라디오스타란 영화로 알기 이전, 어릴적 사회 시간에 인구가 감소한 대표적인 도시로만 알고 있었다.80년대까지만 해도 사회과부도에 영월시라는 타이틀로 기억하는데 당시 편찬 기준이 70년대였던 걸 보면 산업화 시대 상당히 번창한 도시였던 건 분명하고 가끔 제천에서 정선으로 넘어갈때 38번 국도가 부분 개통 되었던 당시는 연당에서 옆길로 빠져서 가는 길목 정도?그런 영월을 드뎌 9월에 가게 되었다. 역시나 회사 복지프로그램에 의거, 적은 부담에 멋진 전망을 배경에 둔 청풍리조트로 숙소를 마련했다.아직은 가을내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