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항재의 스팟라이트에 가려진 만항재가 아닌 것들. 그래서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인 만항재 풍경과 달리 인척임에도 지나는 이들을 그리워한다. 이미 만추를 지나 겨울로 접어들어 지는 석양의 가느다란 빛조차 간절한 현실을 방불케 한다. 태백오투전망대를 마지막으로 정선 일대 여정을 접고 백두대간을 넘어 또 다른 가을을 찾으러 떠난다. 만항재 풍력발전소와 그 아래 산허리가 길게 이어진 운탄고도가 희미하게나마 보였다. 화방재에서 함백산로드를 따라 만항재로 가는 오르막길은 그리 버거운 건 아니다. 일대 고도가 1천m 이상이라 도로가 이어진 가장 높은 고개인 만항재도 그래서 까마득한 높이가 아니지만 일대 거대한 골짜기를 마주한다면 빼곡하게 중첩된 능선과 골짜기에 모세혈관처럼 이어진 작은 골짜기들이 높은 고도를 새삼 느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