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꽃 12

기습적인 눈꽃_20150118

밤이 되자 급작스럽게 대기를 가르던 눈송이가 금새 소복히 쌓여 탐스런 눈꽃을 만들기 시작했다. 함박눈이 내릴 때만 부드러운 층을 겹겹이 쌓아 풍성하게 피는 눈꽃은 눈이 그치고 나면 점점 사그라 들면서 품고 있던 겨울 바람들을 떠나 보내버리고 이내 시들어 버린다. 새하얗게 얼린 우유를 곱게 갈아서 만든 눈꽃 빙수처럼 잡다디한 스펙트럼을 흡수해 버린다. 눈꽃은 차별이란 걸 모른다.어디에 나려서 만개하든 겨울의 움츠러든 빛깔들을 눈꽃의 화사함을 입혀서 풍성하고 눈부시게 복돋아 준다. 극단적으로 추운 겨울일지라도 눈꽃의 그 미세한 꽃잎들은 부드럽게 찬 겨울 바람들을 감싸 품고는 목화솜처럼 풍성하고 떠다니는 구름처럼 보드랍고 벚꽃보다 더 화사해서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겨울을 잊게 만들어 추위에 지친 세상을 위로해..

눈 내린 반석산

눈이 내리고 며칠 지난 휴일, 내린 눈이 수줍음으로 대지에서 숨기 전에 산책을 나가서 카메라로 떠왔다. 노작로 육교에서 솔빛초등학교를 바라 보고 찍은 설경.며칠 지난 설경이라 눈꽃이 많이 진 후였다.얼마 남지 않은 눈꽃이 이렇게 운치 만발한데 눈 내린 직후의 광경은 어떠했을까?상상의 물감이 멋진 눈밭의 눈부신 화사함을 가늠케 해 준다. 반석산자락 카페촌 너머에 있는 근린공원엔 인적의 발자취가 반가울 정도로 사람의 흔적을 거의 느낄 수 없었다.덕분에 하얀 세상의 진면목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었는데 눈 내린 후 며칠 지나 버려 양지 바른 곳이나 눈꽃은 흔적이 남아 있질 않았다.암자 지붕엔 마치 카스텔라 빵처럼 폭신하게 내려 앉은 눈이 손바닥 도장이라도 찍어 보고 싶을 만큼 깨끗하게 쌓여 있다. 발자욱이 반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