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마음을 털기 위해 찾는 곳 중 가장 만만하고 오랫 동안 꾸준히 찾아 왔던 여주의 어느 마을.이 날은 사실 팔을 다치신 지인의 일손을 덜어 드리기 위해 왔으나, 내가 해 봐야 얼마나 도와 드리겠는가! 아니 안 망치면 다행이다.전날 만의사를 다녀 와서도 전혀 지친 기색이 없었는데 때마침 고향집을 가신다는 친근한 지인의 유혹에 넘어가 밤이 느즈막해 질 무렵 개통 후 처음 이용하는 경강선 전철을 잡아 타고 여주까지 겁 없이 넘어갔다.밤 늦게 도착해서 크게 틀어 놓은 음악에 취해 하루를 쉬고 이튿날. 굉음에 비해 속도가 더딘 트럭을 몰고 전형적인 가을 햇살이 충만한 전형적인 시골의 조용한 아스팔트를 오가며 정미소를 몇 번 다녀온 뒤 팔을 다치시어 추수를 못하시고 방치해 놓은 넓은 고구마 밭과 각종 채소를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