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출장길이었지만 잠시 들렀던 멋진 바다 전망의 식당 부근에 이색적인 풍경들이 눈에 들어 왔다. 봄소식 치곤 요란할만큼 비가 많았던 남해 바닷가에서 서서히 태동하는 봄은 겨울을 떠밀지 않고 잠시 쉬는 빈자리를 대신 할 터. 앙상하지만 무수히 뻗어나간 나뭇가지를 보고 있노라면 여름이 오더라도 세상 태울 듯한 이글거림을 홀로 떠받히겠지?부쩍 굵어진 빗줄기가 조바심에 늑장 부리는 봄을 다그친다. 바다를 바라 보는 자그마한 집 마당은 이미 봄이 와서 편하게 쉴 수 있도록 담장을 허물었다.그 봄을 얼마나 기다렸을지 알 수 없지만 지나고 들르는 계절이 나기엔 이만큼 편안할 수 있을까?잠깐 비를 맞으며 봄을 기다리는 나무의 묵묵한 뒷모습을 읽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