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들려주는 이야기.
봄이 떠날 채비를 끝냈고, 여름이 고개 문턱을 넘었단다.
연두빛 파랑이 찰랑이다 이제는 짙은 녹음 넘실거리며 그 생명의 활기를 만난 사이 등골에 땀이 맺혔다.
장미가 탐스럽게 익은 걸 보면 확실히 여름 빛깔들이 물들기 시작한 거라 새로운 계절을 즐길 일만 남았다.
한 달에 한 번 있는 머리 벌초하는 날.
퇴근길에 동탄역 방면으로 가는 광역버스를 타고 전 정류장에 내려 치동천변을 따라 걷다 지그재그 데크길을 지나 목적지에 도착하게 되는데 그렇게 걷는 게 약 40분 가량이라 이제는 벌초를 위해 걷던 게 어느새 걷는 김에 벌초를 하는, 주객이 한참 전도되어 버렸다.
도심 한가운데 꽃밭도 넓고 습지도 푸르다.
같은 동탄인데 2신도시는 뭐든 간에 규모가 몇 곱절 거대했다.
벌초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이렇게 걸으면 하루 누적 걸음수가 1만 2천보 정도 나왔다.
그래서 걸음수만큼 세상 구경거리도 많아졌다.
장미의 계절이라 여기저기 곱고 고혹적인 꽃망울들이 주렁주렁 열렸다.
이제는 완연한 여름이다.
나루교 아래엔 개망초가 흐드러지게 폈다.
향기만 어떻게 안 되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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