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일상_20181022

사려울 2019. 7. 23. 20:37

가을이라 바빠 졌다.

가슴이 바빠 졌고, 눈이 바빠 졌다.

아침과 저녁에 가을이면 꼭 한참을 서서 감상하는 색과 구도가 있다. 




지극히 가을다운 색감에 나무의 구도가 가을스럽다.




가을이 완전 익지 않은 단풍도 어찌 이리 이쁠까?



홍단풍은 더욱 붉게, 청단풍은 마지막 남은 신록을 소진하기 위해 더욱 푸르다.

아가들도, 어른들도 가을 앞에선 평등하다.

마음 속에 꿍셔 두었던 감정들을 과감 없이 표현하니까.



여름엔 전부 같은 녹색이라 표현해도 이해되는 나무들은 녹색의 디테일을 따지는게 무의미한데 가을이 되면 각양각색으로 변모한다.

유전자 깊숙하게 감추고 있던 색감을 천천히 풀어 헤치고, 만추가 와서 낙엽이 떨어지기 전까지 같은 색이 없다.





저녁에 다시 이 자리를 오자 가을과 노을이 어울린 더욱 멋진 장면을 연출하며 기다리고 관심을 가져 준 보답을 한다.

반응형

'일상에 대한 넋두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상_20181025  (0) 2019.07.23
시험 치고 돌아오는 길_20181024  (0) 2019.07.23
일상_20181021  (0) 2019.07.22
일상_20181019  (0) 2019.07.22
저녁 구름_20181018  (0) 2019.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