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자연 그리고 만남

오산천을 따라 스며든 가을 향기_20181022

사려울 2019. 7. 23. 21:13

걷다 지칠지언정 누굴 원망할 겨를 없이 뿌듯해진 가슴을 진정시키는게 더 급선무다.

이 장면이 좋아 급한대로 폰카를 들이밀지만 이내 또 다른 매력적인 장면으로 또 폰카를 꺼내는 사이 자연 진행 속도는 더딜 수 밖에.

이런 상황이라면 억척스럽게 낮이 짧은 자연 이치를 원망하지만 그리 길게 가지 않고 이내 잊어 버린다.

인간이 자연 앞에 초라해지는 순간이란 바로 자연의 채색에 넋을 놓고 절대 모방할 의지를 좌절시키는 이런 계절이겠다.





길가에 이런 풍경이 널려 있는데 걷고 싶지 않을까?

허락된다면 다리가 부은들 행복의 징표가 된다.





오산천을 너머 여울 공원으로 방향을 잡아 본다.

출입을 제한 시켜 놓은 야생의 들판이 펼쳐져 있고, 거기에 아무렇게나 자라 관심을 갖지 않았던 들판의 가을이 태동하고 있었다.



장미가 아닌 것이 장미처럼 이쁘다.

꽃도 아닌 것이 꽃잎처럼 화려하다.

네 정체는 뭐시기?






하나씩 살피면 수명을 다한 황혼 같지만 전체를 되짚어 보면 아름다운 성숙이다.

종말이 아닌 재도약과 도전의 찬란함을 가을은 이렇게 표현한다.

그래서 위안이 되고, 그래서 더 아름답다.



의지할 곳을 찾아 둥지를 튼 새가족



가을이 되면 꼭 찾는 이 쓸쓸해 보이는 벤치는 화려함 이면의 고독 같다.

벤치는 늘 제자리지만 나무는 어느새 훌쩍 자라 벤치에게 까마득한 이별을 고하는 것일까?




아직은 가을이 들어설 자리가 많다.



단풍이 아니라도 이렇게 가을 정취가 물씬하다.




인적 드문 저류지 공원의 가을은 훼손이 적어 꽤나 낭만적이다.



지천에 들국화가 만개해 샛노란 빛과 향을 진동시킨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근린 상가 지역에 덩그러니 서 있는 가로수도 평이하지 않다.




걷기 좋은 가로수 터널길

나만의 몰취향은 아닌 듯 천천히 가을을 되새기며 걷는 사람들이 꾸준하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