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에 대한 사색

발리 슬링백 Tabel MD 261

사려울 2014. 7. 13. 03:49

이번에 또 일냈다, 아니 또 질렀다 라는 표현이 맞겠다.

내 평생 남들이 인정하는 명품을 구매한 건 페라가모 카드케이스와 버버리 키케이스 뿐, 그마저도 아주 귀한 지인들께 선물용으로 준비한 거라 이번 건은 내가 미친 게 맞단 걸 인정~

바로 발리 슬링백을 번개가 번쩍이는 속도로 확! 질러 버렸다.

사실 발리가 유명한 관광지 이름인 줄 알았던 난 어떤 명망 높은 CEO 가방을 보고 뭔가 삘~이 오더라구.

초콜릿 컬러의 보들보들한 가죽에 발리 특유의 벌~건 패턴이 내 눈엔 환상이었으니 그럴만도 하지 않겠나?

그러다 자전거나 카메라 들고 싸돌아 댕길 때 뭔가 깔삼하면서도 편한 크로스백도 아니고 백팩도 아닌 그 비스므리한 가방이 있음 참 좋을 텐데 싶던 찰나 우아한 자태로 수영하듯 인터넷 세계를 휘젖고 다니던 가방을 발견했고 그게 특유의 발리 패턴으로 장식된 걸 보곤 아주 사뿐히 다른 유혹을 물리치면서 독수리처럼 신속 정확하게 먹이를 낚아채듯 한 손으로 빡! 끝~

그게 발리당가~

B로 시작하지 저얼대 V로 시작하는 거시기한 게 아니다.

그럼 기록으로 남겨 놔야 긋제잉.



이런 보자기(?)에 포장된 깔삼한 첫인상.



꺼내서 보니 이런 자태다.

사실 가방 속에 빵빵하게 채워져 있던 종이 뭉치들을 빼낸 모습인데 가죽 자체가 부드럽다 보니 보관 중이나 배송 중에 구김과 접힘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얇은 종이 뭉치들을 가득 채워 놓았을 거다.

흔히 구두를 구입하면 속에 채워 놓은 보충제를 생각하면 되겠지.

사진은 거뭇하게 나왔지만 영락 없는 초콜릿 색상이다.



정면에 발리가 음각처리된 가죽을 덧대어 박음질해 놓았는데 그 마저도 부드럽고 색상은 동일하여 일체감과 함께 단아함이 느껴진다.

외부에 있는 유일한 포켓인데 수납되는 양은 적어 얇은 카드 지갑이나 사원증 정도 보관하면 될 거 같다.



후면, 그러니까 착용시 등이 닿는 부분에 지퍼를 열고 내부 수납을 할 수 있는 구조인데 지퍼 택조차 동일한 가죽이지만 빳빳한 보형물을 넣고 가죽을 양쪽으로 박아 원형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도록 했고 질감은 같은 가죽임을 느낄 수 있다.

크기는 엄지손가락 2/3 정도라 사용하는데 있어서 문제는 없다.

물론 지퍼를 열고 닫을 때도 부드럽다.




이렇게 열어 보면 양쪽 지퍼가 같은 내부 공간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주는데 메는 방법이나 위치, 용도나 수납 물품들에 따라 적절하게 사용하기 알맞다.

난 마이클 코어스 슬리브에 아이패드 미니를 넣어서 수납해 놓는데 폭 자체가 비슷해서 다른 물품들에 따라 좀 빡빡하게 닫힐 때도 있으나 그래도 우려했던 부분은 깔쌈하게 해결되었으니 아이패드 미니는 늘상 가지고 다닐 수 있어서 조~타




아랫 부분은 가방 끈을 탈부착할 수 있도록 해 놓았고 윗부분은 고정이라 탈부착이 되지 않는다.

가방을 메는 패턴에 맞추어 아랫 부분 양쪽 두 군데 중 한쪽에 가방 끈을 고정하면 되겠다.




발리 특유의 트레이드 마크인 세 줄 패턴은 적색-베이지-적색으로 변함이 없고 가방을 메기 수월하도록 중간에 분리되는 버클이 있다.

그 또한 발리가 음각된 스크래치 패턴의 금속이라 비교적 고급스럽고 탈착시 경쾌한 소리와 더불어 매끈하게 장착 또는 분리가 될만큼 겉 모습에만 신경을 쓰진 않았구나 싶다.




내부를 까뒤집어(?) 아이뽕으로 찍어 봤는데 그조차 소홀한 흔적이 없다.

외부와는 달리 까칠한 나일론 소재에 발리 특유의 패턴과 지갑이나 수첩을 수납할 수 있는 포켓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어 크지는 않지만 소소한 물품을 정리할 수 있다.

혹시나 하자가 있나 싶어 세세하게 관찰을 해 볼수록 꼼꼼한 마감에 점점 더 만족스럽고 다만 단점을 꼽으라면 가방 끈 길이가 완전 고정되지 않아 은근히 신경 쓰인다.

가방을 메거나 멘 채 있다 보면 끈 아랫 부분에 고정하는 장치가 없어 점점 길어져 나중엔 가방 전체가 축 늘어져 다시 조이게 되는 경우가 자주 있어 불편함과 동시에 불만이다.

나름 머리를 굴려서 고정하는 방법을 찾아야 되는데 아직은 명쾌한 방법은 없으니 여러가지 방법으로 시도해 봐야겠다.

발리 슬링백을 구입하기 전, 불안했던 부분은 티워니와 렌즈, 아이패드 미니를 동시에 수납할 수 있을까? 였었는데 티워니에 18mm 캡으로 물리고 망원렌즈는 파우치에 넣어 가방 하단에 비치한 후 아이패드 미니는 가장 나중에 등쪽으로 둔다면 완벽하게 수납이 되는 고로 우려는 단숨에 불식되고 아주 오랫 동안 별탈 없이 쓰는 일만 남았다.

가끔 가죽 크림으로 관리하면서 물과 닿지 않게 신경만 조금 쓴다면 가죽 특성상 대물림도 되것지?

지갑이 얇아진 후폭풍을 제외한다면 이번 지름신도 양반 출신의 가문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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