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자연 그리고 만남

반석산 습지공원

사려울 2014. 8. 13. 01:39



세상을 태울 듯 강렬한 햇살이 쏟아지던 중복 전날의 일욜은 오랫 동안 걸어 다닐 수 없었다.

하야 오산천변 산책로와 반석산 습지공원만 잠시 산책하였지.

여름이라고 허투루하게 봤던 꽃들이 의외로 곳곳을 이채롭게 장식하고 있다.



노작공원을 지나 다리 아래에서 떨어지는 물방울들이 산책로를 만나 산산히 부서진다.



산책로를 지나다 보면 평상이 종종 눈에 띄는데 그 틈바구니 사이에도 강한 생명력이 꺾일 줄 모른다.

나무에 가려져 궁극의 절실함을 막연히 기다리지 않고 주위 장애물은 그대로 둔 채 비집고 나온 모습에서 숭고함마저 깨닫게 하는 자연은 늘상 조화를 잊어 버리지 않나 보다.





동탄나들목 방면으로 걷다 보니 시간은 어느새 저녁에 다다라 오던 길로 발걸음을 돌렸다.

정지되어 있는 것처럼 느껴졌던 세상도 내 무심함엔 아랑곳하지 않은 채 끊임 없이 돌아가고 빈자리를 채우는 모습, 집안에만 틀어 박혀 있었더라면 자각하려던 신경조차 퇴보하여 없어지겠지?




살랑대는 바람과 서로 만나려는 물은 가만히 지켜 보면 잠 자고 있던 다른 자연들과 어울려 파동으로 퍼져 나간다.






노작공원의 전경들.

광각렌즈를 거의 사용하지 않아 평화로운 휴일은 어설프게 표현되었다.
















드뎌 반석산 습지공원으로 방향을 잡았다.

목적지로 향하는 길목일 뿐이라 찾는 이가 거의 없어 도심과 인접한 곳임에도 깊은 산중처럼 고요하기만 했고 어쩌면 그럴 기대감으로 이곳을 목적지로 잡은 것일 수도 있겠다.

무거운 적막이 평일에 북적대던 경쟁에서 곪아 터진 상처의 치료제가 되었는지 지나는 이들조차 그 적막을 솔잎 그득한 숲 속의 여운이 남는 안락함으로 생각하듯 흔들어 깨우려 하지 않았다.

덕분에 내가 좋아하는 `막연한' 길을 사진으로 담아 두면서 설렘의 얼룩을 남겨 놓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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