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어스름 사이 동 트는 문광저수지_20201015

사려울 2022. 12. 26. 22:29

물들어 가는 은행나무의 정취, 동녘마루 너머 하늘을 태우는 해돋이, 밤새 웅크리고 있다 새벽녘 기지개를 피는 물안개.

먼 곳의 그리운 소식처럼 가을 정취는 소리 없이 대기를 유영하며 작은 날개짓을 한다.

올 때 그랬던 것처럼 갈 때도 발자욱은 없지만 쉬던 자리에 여운의 향기는 짙다.

새벽동이 트기 전에 찾아가 예상치도 못한 추위에 바들바들 떨며 기다렸건만 대부분의 사진들이 바이러스에 취한 것처럼 오류가 나며 이미지 파일로 인식하지 못했다.

아쉽지만 메모리카드를 주기적으로 포맷해 주는 수밖에.

동이 트기 전, 주차장에 도착하자 이미 와서 기다린 사람들이 추위를 피해 차에서 기다렸다.

완전히 어두운 밤과 같아 분간하기 어렵지만 은행나무길의 호기심을 풀기 위해 길을 걷노라니 간간히 암흑을 헤치고 길을 걷는 사람들과 마주쳤다.

적적할 거라 여겼는데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가 인적을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해가 뜨기 직전의 밝은 여명에 주차장에서 몸을 녹이고 있던 사람들이 쏟아져 나와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가을의 낭만에 취한 자들과 그 낭만을 낚으려는 자들이 어우러져 이른 아침부터 분주했다.

동녘에서 시나브로 이글거리는 하루가 시작되며, 늦잠 자던 물안개가 동이 틀 때까지 자욱하게 피어올라 대지를 뽀얗게 덮었다.

사람들은 은행나무길에 자욱한 안개가 신기한 듯 그 사이를 헤치고, 물안개는 적막한 세상에 모인 낯선 사람들이 신기한 듯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섰다.

이미지 파일 오류, 바로 이런 식으로 사진이 잘려 버리고 파일로 인식 조차 되지 않았다.

그나마 윈도우 버전 복구 프로그램을 몇 가지 돌렸는데 딱! 하나만 파일 개수가 복구 되어 어쩔 수 없이 크롭해서 저장하는 방법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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