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라고 해서 꼭 향기에만 취하는 건 아니다. 가슴속에 어렴풋 그려진 꽃이 시선을 통해 굴절된 꽃을 통해 꽃망울 필 때면 잠깐의 화려한 향이 아닌 가늠할 수 없는 시간을 관통하여 끝끝내 취한 나머지 행복의 추억에 가슴 찡한 향을 터트린다. 때론 선명한 실체보다 아스라한 형체가 상상의 여울이 되어 흐를 때 비로소 그 기억을 품고 사는 내가 누구보다 아름다운 마음의 꽃밭에서 유유히 도치된다. 1년 전 황매산 행차할 때 코로나 백신 여파로 밤새 끙끙 앓았었는데 이번엔 그런 무게가 없어 한층 가벼웠고, 더불어 조카 녀석도 한 자리 차지해서 웃는 횟수도 많았다. 황매산은 경상남도 합천군 가회면·대병면과 산청군 차황면의 경계에 있는 산으로 해발 1,113m에 이르며, 준령마다 굽이쳐 뻗어나 있는 빼어난 기암괴석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