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5

낡은 세련미, 허나 딱 한 번 오미자터널_20210306

옛 철도 터널을 추억의 장소처럼 재현시켜 오미자 터널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오색찬란한 빛과 색을 옛 정취 남은 터널에 입혀 놓자 완전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되었고, 그리 긴 구간은 아니지만 손이 간 흔적은 꽤 많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민간이 운영하는 테마 파크라 입장료는 기본이고, 터널 내 카페와 상점을 뺀다면 주말치곤 조용하다. 여기서 판매하는 제품은 문경 특산물이 아니라 조금 뜬금없다. 한 병 구입한 와인이 충북 영동산이라고? 근래 새롭게 재조명되고 있는 옛 정취 위에 독특한 컨셉을 살짝 가미했다. 이런 정취를 좋아하는 사람도 많을 것 같다. 줄곧 빈티지 위에 세련미를 덧씌웠다. 직접 그린 건데 낡은 철도 터널 벽화는 재밌고 독특했다. 이건 이쁘다. 벽화와 소품을 활용했지만 뼈대는 옛 기차터..

자연과 역사가 만든 장벽, 나제통문_20190608

인간의 역사가 자연의 나이보다 유구 하겠냐마는 문명이 잉태되고 제대로 된 역사를 기록 하면서 태초라는 표현도 써 봄직한 징표 중 하나, 백제와 신라의 경계와 관문이던 라제통문은 꽤나 장엄한 시간이 뚫어 놓은 바위 터널이다.수 많은 시간이 관통하고 셀 수 없이 많은 발자취들이 쌓여 매끈해진 흔적은 통렬하게 퍼붓던 비마저 실어 나르던 바람 조차 이 유구한 경계에 서서 잠시 숙연한 고개를 떨구던 곳이다.휘영청 맑은 대기를 뚫고 하염 없이 쏟아지던 햇살을 외면하며 잠시 나마 이 자리에 서서 잊혀져 버린 기억들을 되새김질 하기엔 아무런 거리낌도, 망설임도 없었다.언젠가 잊혀질 시간들이 있는 반면 그 이면엔 바위에 새긴 문자보다 더욱 굳건하게 각인될 시간도 있거늘, 먼 길을 달려온 보상처럼 가슴 벅찬 사념 덩어리에..

벚꽃 명소, 충주 호반_20190415

계명산은 고도상 아무래도 벚꽃이 조금 늦게 피는 걸 감안한다면 평지에선 이미 벚꽃이 질 시기라 기대하지 않았지만 행여나 하는 마음에, 그리고 집으로 가는 길목이라 충주댐 벚꽃 명소를 찾았고 생각보다 남아 있는 벚꽃이 많았다.이 명소를 찾는 관광객들은 충주가 벚꽃이 질 무렵이라 발길이 어느 정도 뜸해졌는데 도리어 많이 사람들로 북적대는 것보다 꽃잎이 조금 지더라도 한적한 게 쉬엄쉬엄 둘러 보기 편했다. 댐으로 진입하는 초입에 차량을 세워 두고 조금 걸어서 길 끝까지 도착했고, 강변을 따라 일렬로 늘어선 벚꽃이 아직도 화사한 기품을 유지하고 있었다. 계명산과 달리 벚꽃잎이 역시나 많이 떨어졌고, 여전히 진행형으로 한 차례 바람이 불면 눈발이 날리는 것처럼 벚꽃잎이 우수수 떨어졌다.꽃잎이 많긴 많은게 바닥 자..

일상_20180429

코가 비뚤어지도록 자고 느지막이 일어나 집에서 커피 한 잔. 활동하기 좋은 날인데 집에만 틀어 박혀 있을소냐.강렬한 햇살에 전형적인 봄날이라 고글 끼고 동네를 배회해 본다. 얼마나 햇살이 강했으면 동네마다 거리들은 한산했다.그나마 공간을 메우는 건 재미 있는 놀이에 빠져 강렬한 햇살을 잊은 아이들의 떠드는 소리.가을인가 착각을 들게 만드는 홍단풍이 짙은 붉은 색을 입고 내리쬐는 햇살 아래 뜨거운 빛을 반사 시킨다. 반석산 둘레길로 올라 거의 한 바퀴를 돌고 호수 공원으로 발걸음을 돌렸다.산책하기 좋은 날씨는 맞는데 햇살이 부담스러워 그 쬐는 태양 아래 있으면 금새 땀이 맺히는 열기를 느꼈다. 호수공원에서 자라는 갈대들은 생각보다 많이 자랐다. 다시 반석산 방향으로 잠시 오른 뒤 이내 동탄복합문화센터로 하..

남산 벚꽃 터널

동국대 방면에서 시작된 남산 벚꽃 구경은 점심 시간의 짧지만 기분 전환하기엔 충분했었다.장충단 공원에 산채 비빔밥 한 사발 후딱 해치우고 바로 걸음을 재촉. 마치 지네 모양을 한 거시기가 뭐시기?사진으로 보니 징글징글한데 연일 뿌옇던 대기가 그 날만큼은 그짓말처럼 청명하고 덩달아 햇볕도 월매나 따숩고 깨끗한지 사진 셔터를 누를 때마다 더할 나위 없이 맑은 사진이 나오더라. 일행들이 사진을 찍을 때 도촬하며 갔었는데 그 때 찍은 사진 중 가장 맘에 든다, 인물 빼고!봄날 실내에 있다 보면 약간 더워 갑갑함이 올 때 봄바람을 맞는 상쾌함이 연상되는 사진이다.개나리의 노란색만 부각시켰건만 청명한 햇살 덕택에 개나리조차 정화된 노랑이 같다. 요로코롬 벚꽃이 만발하야 산책하는 기분도 덩달아 홍콩간 기분이다.그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