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장천 3

불빛 가득한 야경, 사북 둘레길_20210227

과거의 모습을 탈피하고자 거칠게 몸부림치는 사북의 밤은 여느 지방의 마을처럼 일찍 찾아와 깊은 잠에 침묵 중이다. 따스한 남쪽 나라와 달리 여전히 겨울 기운이 웅크리고 있어 끼고 있는 마스크 내부엔 어느새 이슬이 맺혀 인중을 간지럽히며 먼 길 찾아온 수고에 구수한 사투리처럼 입술 촉촉한 대화를 이어간다. 어두운 밤에 어디를 갈 엄두는 나지 않아 지난번 봐두었던 둘레길을 밟으며 오랜만에 찾아온, 오랜 공백을 깨듯 연탄 내음이 코끝 살랑대는 밤공기를 폐부로 맞는다. 여전히 사북의 밤은 일찍 찾아오지만, 대기를 가득채우는 빛잔치는 기세등등하다. 퇴근 뒤 열심히 달려 사북에 도착, 복지 프로그램으로 미리 예약한 메이힐즈에 짐을 풀고 바로 사북 지장천 둘레길로 이동했다. 지나는 길에 지장천을 중심으로 잘 다듬어진..

눈꽃들만의 세상, 함백산_20151128

기대했던 일들에 반하여 아쉬움도 크다면 떨칠 수 있는 노력은 해봐야 되지 않겠는가. 사북 하늘길이 막혀 버려 검룡소를 가게 되었는데 예상외로 멋진 눈꽃 세상을 보게 되어 내 마음 속의 프랑켄슈타인이 간땡이가 커져 버렸다.그 표정을 알아 차린 일행의 제안으로 망설임 없이 함백산 자락에 얹혀 살아가고 있는 오투리조트로 날아갔다. 큰 산들 사이를 비집고 자리를 튼 태백시내가 어렴풋이 보이는데 대기가 조금 뿌옇긴 해도 검룡소에서 내린 눈발은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처럼 하늘은 아이의 눈망울처럼 맑기만 하고 앞으로도 눈비는 커녕 먹구름조차 개미 똥꼬만큼도 보일 기색이 없었다.망원으로 찍어서 가깝게 보이지 실제 라섹수술하지 않았다면 태백시내는 보이지 않았겠지.멀리 오렌지색 건물들이 청정지역 태백의 대기를 뚫고 해맑게 ..

사북 연탄_20141129

정선 하늘길이라 칭하던 화절령길 능선을 내려와서 잠시 커피 한모금의 여유를 느낀 뒤 오늘 여행에서 모두에게 감사를 하기 위해 우린 자리를 마련해야 했다.이름하야 무사귀환 폭탄주~ 베란다에서 내려다 보는 야경은 그야말로 멋져부러.그리 늦은 시각이 아닌데도 이미 깊은 밤처럼 인공의 불빛 외엔 찾아 볼 수 없다.하이캐슬리조트에 들어와서 한숨도 돌릴겸 커피 한 사발 마시며 음악도 감상하고 무사귀환 폭탄주와 함께할 안주거리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사북 마실로 가기 전, 하이원스키장과 리조트도 들러 구경도 좀 했는데 강원랜드엔 주차할 곳이 없어 먼 데까지 차를 세우고 걸어가는 선남선녀들이 참으로 많았다.서울랜드와 사뭇 다른 강원랜드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로 붐빌 줄이야. 한 달에 한 번 정도 하이원스키장을 찾는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