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고속도로 2

영주에서 집으로 향하는 길_20240730

다덕약수탕의 숨겨진 맛집에서 점심으로 백숙을 먹었는데 전날과 마찬가지로 모두 폭풍 흡입을 자랑했다.맛집을 소개하는 입장에서 소개한 식당의 음식을 맛나게 먹으면 그 또한 흐뭇한 일 아닌가.결코 적은 양이 아니었음에도 그 많은 걸 다 먹은 것도 모자라 반찬이며, 뒤이어 나온 죽까지 깨끗하게 비운 건 정말 맛이 있다는 방증인데 모두가 몇 끼를 굶은 사람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식욕은 엄청났다.식사가 끝나고 영주역에서 재집결하여 한 녀석이 타고 갈 열차 시간을 기다리며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대화를 나누던 사이 1시간은 금방 흘러 거기서부터 뿔뿔이 흩어져 집으로 출발했다.소나기가 퍼붓더라도 전혀 이상할 게 없을 만큼 소백산 정상 부근엔 두터운 구름에 가려졌고, 햇살은 비웃기라도 하듯 쨍하게 쏟아졌다.그나마 대기가 ..

비 그친 오지를 떠나며_20210826

어여쁜 호랑나비의 날갯짓에 넋 잃고 그 뒤를 총총히 따라 밟는다. 어릴 적엔 곤충 표본으로 메탄올 주사를 놓아 즉사시켰다면 이제서야 그 생명의 고귀함을 알게 되었고, 그러기까지 무척 많은 시간이 걸렸다. 너도 나처럼 고결한 존재임을, 그래서 요즘 보기 힘든 곤충의 아름다움과 우아함을 깨닫는다. 내가 미행하는 것을 녀석은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제 할 일과 제 몸짓에 충실하다. 가을 장마를 피해 구름 위로 살짝 모습을 드러낸 소백산 연화봉과 지날 때마다 신기한 산능선나무숲. 백두대간을 지날 무렵 끝없이 펼쳐진 장벽 위에 망루처럼 솟아난 구조물이 소백산 천문대로 고교 졸업 후 친구들과 오르면서 개고생한 추억을 묻은 곳이다. 장벽처럼 앞을 가로막는 백두대간을 지나기 전, 무겁던 하늘이 가벼워지려 한다. 백두대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