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 2

전설과 절경이 서린 곳, 동강 나리소와 바리소_20220318

전설의 주인공은 흔적 없이 사라지고, 그 빈자리에 들어선 절경의 전설들. 신비롭게 포장된 설화에 정선은 살짝 양념을 가미하여 지나는 시선들을 현혹하고, 현혹된 시선은 발길이 떠날지언정 그 자리에 머물러 상상이라는 종이에 그로테스크한 여운을 남겼다. 나리소 전망대를 조금 지나면 나리소탐방로가 있어 뜀박질하듯 한달음에 오르자 설화의 주인공이 살고 있는 나리소 절벽 바로 윗지점이다. 설사 이무기가 떠났다고 하더라도 마치 수중에 웅크리고 있다고 여기자. 동강의 절경은 도드라지고 특출 난 어느 하나의 공로가 아닌 이 모든 자연의 요소와 더불어 설화와 이야기들의 상호작용이니까. 동강로를 따라 한참을 질주하는 동안 드문드문 농가가 있긴 했으나, 대부분은 공백지대나 다름없었고, 운치리에 지날 즈음 인가가 확연히 드러났..

사라진 광산마을, 상동_20150912

동화처럼 단아했던 모운동을 뒤로 한 채 더 깊은 산중으로 뻗어난 한길의 끝엔 또 다른 한 때의 부귀를 누리던 탄광마을이며 오늘의 최종 목적지였던 상동이 있었다. 한때 세계 텅스텐의 10%가 상동에서 채굴되었고 산골을 따라 4만명 이상의 인구가 밀집해 있었다는 건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정보인 만큼 과거의 시간들이 난 그리웠었나 보다. 모운동이 어느 순간 과거의 시간을 완전히 씻어 버렸다면 상동은 그 시간을 그대로 붙잡아 둔 채 흔적들마저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고 어쩌면 모운동에서의 아쉬웠던 기대감을 상동은 속속들이 알고 있다는 것처럼 언덕길에 축축히 젖은 흙조차도 제대로 재현했다. 모운동에서 상동으로 가는 길은 역쉬나 높은 산들이 사방에 둘러쳐져 있어 얼마나 더 깊이 들어갈 것인가?에 대한 기대감에 살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