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방 2

한 때의 영화, 옥방정류소_20211030

한 때 동해로 가는 사람들이 필연적으로 머무르던 옥방정류장은 높은 답운재를 넘기 전 잠시 동안 긴 한숨을 들이쉬던 길목으로 여기서부터 구부정 고갯길이 시작되지만 이제는 조급한 문명의 직선에 외면당해 과거의 영화를 마냥 기다리는 곳이다. 마을 부근에 대대로 전해져 내려오는 생수터가 있어 옆에 차를 세워 놓고 한 모금 물을 들이키자 영락없는 생수다. 힘차게 넘치는 생수가 아닌 우물처럼 고여 있는 물을 길러야 되는데 그리 차갑지는 않고 시린이빨이 걱정되는 사람에겐 딱이다. '산삼의 고장 옥방생약수'란 표지석이 있는 것 보면, 그 위에 제사 지내듯 종이컵 물 한 잔을 드려놓은 것 보면 나름 지역 분들이 신성시하는 약수터겠지? 바로 도로 옆이라 물 긷기 편한데 우물처럼 고인 물에 떠있는 건데기를 잘 봐야 되겠다...

영양의 숨겨진 보배_20181017

이방인에 대한 경계일까?카랑카랑한 새소리는 날이 서 있고, 온 세상 사물을 두드려 대는 빗소리는 두서 없다.인적이 거의 없는 아주 작은 마을은 낯선 발자국이 신기하고, 콘크리트 먼지에 익숙해진 시신경은 그저 모든게 이채롭다.조금 이른 가을이라 마냥 아쉬움이 남는 건 미련의 기대를 양산하고, 결정에 매말라 있던 발걸음은 한바탕 퍼붓는 가을비 마냥 호탕하기만 하다. 굵어진 빗방울에 옷이 배겨낼 도리가 없어 우산 하나에 의지한 채 수생식물 관찰장의 데크길로 한 발짝 한 발짝 자근하게 걸어갔다.관리사무소 바로 뒷편이라 아주 가끔 지나가는 차가 빗물에 젖은 도로를 가르는 소리가 시원스럽게 대기를 파고 들어 허공으로 뻗어 흩어졌다.세상의 소리라곤 오로지 하늘에서 떨어지는 비가 우산에 부딪히고 작은 연못에 떨어져 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