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이 떨어지듯 기나긴 봄 여정의 꽃망울도 시들었다.돌아가는 길에 내륙 깊이 은둔한 도로를 경유하여 군위에 들러 포토 스팟으로 종종 고개를 내밀던 풍차 전망대에 들러 이글거리는 햇볕 아래 견고히 살아가는 세상과 더불어 화본역도 덩달아 들렀고, 잔잔한 들판 아지랑이 공백을 유영할 때 어디선가 시선을 유혹하는 도화 물결도 만났다.흥망성쇠를 반복하는 역사의 애잔한 그늘에선 무심히 진달래 하나 슬픈 역사를 기리는데 그 무심한 역치는 얼마나 깊은지 성곽의 돌무더기는 도저히 움직일 기미가 없었지만 자연은 봄이불을 덮어 쓰라린 상흔을 어루만져 흉터도 지우고 있었다.아직 남은 벚꽃 구름의 눈발을 쫓아, 산허리 넘실대는 진달래를 쫓아 떠난 여정은 이렇게 소리소문 없이 흘러가 버리고, 인간이 애써 이룩한 역사의 처절한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