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 2

나만의 담양 필수 코스, 진우네집국수_20211221

담양에 오면 꼭 방문하는 식당 두 곳 중 하나는 집에서 대충 말아먹는 국수를 연상시키는 국숫집이다. 지난번 4천 원 하던 국수가 이번엔 5천 원으로 인상폭은 꽤 큰데 그래도 이번 담양 여행에서 두 번이나 찾아갔다. 여기 별미는 멸치 육수에 삶은 계란으로 내 취향에 정확히 저격한 맛이다. 외부엔 예전 유원지처럼 야외 탁자가 즐비하게 늘어서 한눈에도 국수거리임을 짐작할 수 있는데 영산강변에서 겨울 강바람을 관통한 따끈한 육수가 꽤 먹을만하다. 옆자리에 냥이한테 잠시 기다리라고 한 뒤 트렁크에 밥을 가져왔건만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어 아쉽다. 깔끔한 멸치육수, 진우네집 국수_20200624 흡사 타운하우스를 닮은 모습, 비교적 들어선지 오래된 축에 비하면 관리는 잘 되어 있지만, 어떻게 해서도 극복할 수 없는 ..

성숙한 강변길, 관방제림_20200623

해가 지고 인공으로 조성된 불빛이 억제된 야망을 뚫듯 기어 나올 무렵 어느새 관방제림에 섞여 있다. 인공으로 조성된 활엽수림이지만 마을에 한 그루 정도 있을 법한 멋진 나무가 관방제림에선 구성원 중 하나 정도. 무심히 밤 산책을 즐기는 담양 사람들과 달리 강변을 따라 늘어선 숲길 나무는 손끝에 묘한 쾌감을 두드렸다. 평범하게 자라는 나무가 인고의 역사를 거쳐 범상한 모습으로 바뀌며, 수동적인 생명의 거부할 수 없는 상처는 훗날 활자를 새기듯 시련을 거친 인내의 상징이 되고, 얕은 의지를 한탄하는 생명의 스승이 되어 버렸다. 메타세쿼이아길이 자로 잰 듯 오차 없이 정갈한 가공으로 걷는 동안 절도의 세련미를 배웠다면 관방제림 길은 아무렇게나 뿌리를 내려 도저히 가공이 불가능하였음에도 전체적인 그들만의 규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