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 2

문명에 대한 결초보은, 말티재_20210121

어느덧 가을 명소로 자리 잡은 말티재는 문명의 해일에 용케 버틴 공로처럼 불편하게 꼬불꼬불한 고갯길에 묘한 경이로움과 곡선의 안락함이 교차한다. 코로나로 인해 전망대는 굳게 자물쇠가 걸려 있지만 그 모습을 찾는 건 어렵지 않다. 가을 명소 답게 이 친숙한 고갯길에 단풍이 어울려 한바탕 춤사위가 벌어진다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비가 내려 텅빈 고갯길에 서서 힘겹게 백두대간을 넘어가는 구름조차 쉬어갈 만한 멋진 풍경, 결초보은 말티재의 마력이다. 속리산에서 말티재 진입 전 공영 주차장에 차를 두고 하나씩 훑어보는데 입소문에 맞춰 보은에서 공을 들인 흔적이 많다. 지루하게 내리는 빗방울로 카메라는 꺼낼 엄두를 내지 못하고 간소한 차림으로 보이는 길을 따라간다. 말티재 전망대 카페는 텅 빈 고갯길과 다르게 내부에..

힘찬 여울 소리에서 휴식_20200311

사회적 접촉은 피하되 봄에만 누릴 수 있는 봄나물을 만나러 오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던 날, 전날 내린 비로 토양은 한층 싱그럽다. 전날 밤에 도착하여 불빛이 전혀 없는 암흑에 앉아 경쾌한 빗소리를 들으며 깊은 잠에 빠져 들었고, 그래서 느지막이 일어나 끊이지 않고 들리는 물소리에 이끌려 잠시 여울가에 서서 힘찬 여울소리에 빠져든다. 때마침 약속한 것도 아닌데 큰 매형이 새벽에 들렀고, 산을 좋아하시는 분이라 일찍 청량산에 들렀다 다시 오기를 기다렸다 함께 점심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일찍 자리를 털고 출발한다. 비가 많이 내렸다고 해서, 부쩍 가물어서 수량의 편차가 들쑥날쑥한 여울이 아니라 4계절 내내 거의 일정한 편인데 심리적인 건지 비로 인해 흐르는 물살이 세차게 들린다. 계절은 완연한 봄인데 코로나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