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를 지낸 한가위는 여전히 나른하다. 과식해서 식곤증으로 나른하고 한 거 없이 아침부터 부지런 떨어서도 나른하다.빵빵해진 배가 부담스러워 점심이 지나 밀려오는 졸음도 떨칠 겸 혼자서 어슬렁어슬렁 다녔는데 그나마 연휴가 시작되기 전, 한 동안 세워 놓은 자전거 뒷바퀴 타이어를 교체하기 망정이었지.이마저의 기동력이 없었다면 워째스까잉~ 지나가는 길에 무궁화가 매캐할 만큼 화사해서 시선을 잡아 끌기에 몇 송이 중 가장 잘 난 녀석을 골라서 보니 한 마리 여치도 나처럼 화사함에 현혹되었나 보다.접사를 찍는답시고 카메라 렌즈를 들이 밀어도 도망갈 기색이 전혀 없는 거 보면 내 방해조차도 대수롭지 않나 보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석양이 드리울 무렵 어디서 가장 잘 찍을 수 있을까 고민하다 서동탄역으로 급히 재촉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