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 2

익산에서 부산 가는 길_20240609

익산을 떠나 부산으로 가는 길.-공교롭게도 도시 이름이 '산'으로 끝나는 이 기막힌 숙명이란..-더위는 말 그대로 무더위에 햇살은 오븐 수준이었지만 그나마 대기가 청명해서 역시 서울/수도권보다 나았다.고속도로 인근 명소들을 훑어보며 질주하는 기분은 말 그대로 신선놀음 따로 없었고, 때마침 특이한 장면들도 덩달아 선명히 포착되었다.김제에 녀석을 데려다주고 곧장 부산으로 출발, 고속도로 같은 21번 국도를 타고 완주IC에 올리기 전에 마침 용진읍 행정복지센터가 눈에 띄어 장실에서 가볍게 비운 뒤 새만금포항고속도로에 올랐다.폰을 거치하지 않아 소양면에서 진안까지 멋진 산세를 담지 못하고 감상에 젖어 버렸는데 때마침 방점을 찍는 마이산이라도 건져 그나마 다행이었다.소양면을 지나 진안까지 산세는 높거나 거대한 건..

고원에 부는 세상 향기, 황매산_20210513

인간이 품어온 동경이 쉬어가는 곳, 철쭉이 질 무렵 뒤따라온 신록의 물결이 바람결에 출렁이며 자욱한 봄내음이 가슴까지 술렁인다. 봄이면 철쭉이, 가을이면 억새가 터줏대감이 되어 무던히도 여행자들을 설렌 이끌림에 마주치는 고원은 그 일몰 또한 아름답다. 갈망하던 은하수는 한 번도 만나지 못했지만 실망의 매듭이 풀릴세라 가슴을 현혹시켜 돌아갈 의지를 잊게 된다. 언덕으로 봉긋 솟아올라 다시 그 위에 닭벼슬처럼 첨예하게 자리 잡은 황매산 능선은 공존하는 두 세상이 다른 책임을 부여받은 마냥 시선으로 판별되는 질감이 대조적이다. 철쭉과 억새 군락지가 너른 고원에 사지를 펼쳐 드러누워 있다면 한 줄기 산자락은 그와 다른 생명들이 울타리를 치고 그들만의 영역을 만들어 지내는 형상으로 철쭉만 만났던 지금까지와 달리 ..